글로벌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제안서를 쓰던 때였습니다. 제가 마일스톤Milestone이라는 말을 보게된 것은요. 양식에 맞춰 사업 계획을 작성하던 중, ‘Milestones and Payment Disbursements’에 대해 쓰라는 항목에 부딪혔는데요. 일단 Disbursement를 검색하고(...) Milestone에 대해 찾아봤지만 몇몇 소개글을 읽어도 영 이해가 안돼서 애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마일스톤, 그게 뭔가요?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기할 만한 사건이나 이정표를 말한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계약, 착수, 인력투입, 선금 수령, 중간보고, 감리, 종료, 잔금 수령 등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지점을 말한다.
마일스톤에 대한 위키피디아의 설명인데요, 여기서 저는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기할 만한 사건이나 이정표” 그리고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지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즉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꼭 이뤄내야 할 일, 쉽게 말해 큰 목표를 위해 달성해야 할 중요한 중간 목표들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마침 마일스톤을 해외이주라는 인생 프로젝트에 적용해 재미있게 보여주는 영상이 있어 소개합니다.
사업 계획 단계에서 마일스톤의 역할
마일스톤이라는 용어가 낯설어서 그렇지, 어떤 목표에 맞춰 단계별 절차와 일정에 따라 업무 목표를 설정하는 건 비영리에서도 익숙한 방식입니다. 다만 조금 더 새로웠던 부분은 목표에 따른 자원 사용 계획과 배분이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글로벌 기업은 Milestones(마일스톤) - Milestone Due Date(마일스톤 달성 기한) - Payment Amount(필요 예산)을 한 표에 나란히 쓰도록 했는데요, 이 마일스톤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과 기한을 제시하면 이에 맞춰서 사업비를 지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1차 마일스톤을 달성하지 못하면 2차 사업비를 주지 않을까봐 걱정했었습니다^^;)
플래텀의 스타트업 관련 용어 정리글에서 본 마일스톤의 의미 또한 자원 유치 계획에 대해 강조합니다.
단기적 사업 계획 또는 실적 목표를 말한다. (중간 생략) 시기 별로 어떤 마일스톤을 세우느냐가 중요하며, 투자 유치를 할 때도 마일스톤에 따른 적정 금액을 제시해야 한다.
즉 마일스톤을 통해 우리의 기부자/투자자에게 목표에 따른 자원 사용 계획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지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마일스톤이라는 세부 목표에 따라 예상 기간, 예상 비용을 기술하니 앞으로 할 일이 좀 더 눈에 잘 들어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 거 정말 많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운 목표와 예산은 적절한지도 한번 더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목표는 10인데, 매번 20~30 정도의 예산을 쓰려한다면 우리가 제시하는 사업 계획 전반의 설득력이 떨어질테니까요. 외부에 자원을 요청할 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이 왜 중요한지는 아래 글을 통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영리스타트업과 마일스톤
하지만 마일스톤은 어디까지나 정량적 목표를 관리하기에 적합한 방법이라는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 같은데요. 만약 초등학생의 문화적 감수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사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몇 명의 학생을 만날 것인지, 몇 회의 교육을 할 것인지, 그래서 얼마의 예산이 필요한지는 마일스톤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2019년 12월까지 문화감수성을 5% 높이고, 내년 3월까지 10%로 높이겠다'라는 계획을 세운다면 어떨까요? 아마 달성도, 점검도 불가능한 목표일 것입니다. 정성적인 변화는 단계적・순차적으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언제 얼만큼 이룰 것이다 예측하거나 측정하기도 쉽지 않으니까요.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 마일스톤을 활용한다면 비영리스타트업이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설명할 때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