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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린이의 삶 Feb 10. 2022

가족을 위한 삼시 세 끼에 임하는 자세

가족 삼시세끼 책임자는 피곤해

6시 알람이 울린다.

아~ 조금만, 조금만...

6시 10분 알람이 또 울린다.

'5분만 더~'

그렇게 '조금만'을 외치던 나는 7시가 넘어서야 일어서게 된다. 

'아 뭐 해 먹나?'

아이들 방학기간이라 요즘은 늘 뭘 해서 아이들과 먹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한다. 뭐 그렇다고 내가 요리를 잘하는 엄마는 아니다. 그냥 할 줄 아는 거 몇 가지 돌려가며 하는 중이다. 하루는 떡국, 하루는 카레, 하루는 김치찌개, 또 하루는... 아~ 그래도 고민이다. 점시 한 끼 더 늘어났을 뿐인데 '삼시 세 끼'라는 단어가 내게 고민거리로 다가온다.

삼시세끼


방송에서는 '삼시 세 끼'란 단어가 맛있게 차려진 밥상 앞에 도란도란 모여 앉는다는 따뜻한 의미로 설명이 되어있다. 그런데 정작 '삼시 세 끼'책임자에게는 그 의미가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 삼시 세 끼에 고민과 노동 시간을 투자를 해야 하는데 따뜻하게만 다가올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삼시 세 끼' 책임자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아침

"엄마 우리 아침 뭐예요"

"떡국"

"설날 아닌데 떡국 먹어요?"

"응 왜 싫어?"

"아니 괜찮아요. 달걀 일인당 한 개씩이죠?"

"그래, 그렇게 했으"

오늘은 떡국으로 삼시세끼 시작을 해본다. 

나는 명절이 아닌 날 떡국을 끓일 때 달걀 한 개를 깨뜨려 통째로 넣고 익힌다. 그렇게 익힌 달걀은 일 인당 한 개씩. 나름 달걀 통째로 먹는 재미도 있고 맛도 있다. 아이들도 좋아한다.

떡국을 먹을 때는 많은 반찬이 필요가 없다. 배추김치 하나랑, 열무로 만든 물김치 하나 이렇게만 있으면 떡국 한 그릇 뚝딱이다.


점심

"엄마 우리 점심 뭐 먹어요?"

"..."

아들 물음에 눈만 끔뻑거리며 아들 얼굴을 바라본다.

"왜요?"

"우리 점심 굶을까?"

"... 엄마 마음대로 해요. 근데 나 배고픈데"

먹는 거에 비해 살이 찌지 않는 아들. 아빠 체질을 닮아 먹는 건 엄청 좋아하면서 살은 찌지 않는다. 복 받은 체질이다.

 벌써 한 달 가까이 식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서 오늘은 그냥 배달앱을 이용해야 할 듯싶다.

"00아, 00아 오늘은 햄버거다!!"

"네~"

가뭄에 콩 나듯 시켜주는 햄버거를 오늘은 점심 메뉴로 정했다. 삼시세끼 책임자가 나름의 일탈이 필요하다. 그렇게 배달앱을 이용한 일탈로 점심은 마무리가 된다.


저녁

"엄마 저녁은 뭐예요?"

"글쎼다"

"..."

"너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고기??"


아들 말에 냉동고 문을 열어 본다. 돼지 등심이 내 눈에 포착. 등심 몇 장은 굽고, 몇 장은 잘라서 고추장 넣고 김치랑 볶아야겠다. 어제 큰 남자가 갑작스레 찾았던 소주 안주를 찾았던 기억이 났기에 그걸로 안주 삼고 소주 한잔 하라고 해야겠다. 오늘 소주가 안 당긴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냥 구울 돼지 등심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살짝 하고 10분 뒤 프라이팬에 굽는다. 지글지글 갈색빛을 띠는 고기가 나름 맛있어 보인다. 아이들이 먹기 편하게 가위로 자르고, 개인접시에 각 각 고기를 담는다.


"엄마 쌈장 없어요?"

"헉 사놓는다는 거 깜빡했네 김치에 싸 먹어 그럼"

"음... 네"

"엄마 나는 기름장... 아니 내가 만들게요"

나의 눈 흘김에 딸은 일어나 자신의 소스를 만든다. 그리고 다 함께 저녁식사 시작~




이렇게 나의 하루 삼시 세 끼는 일단락이 된다.

그런데 내일은??? 또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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