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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린이의 삶 Feb 21. 2022

내 안의 작은 나무 한그루

작은 나무가 숲을 이루기까지.

'사각사각'

종이에 연필로 끄적거릴 때 나는 소리.

언제부터인가 '사각사각' 이 소리가 좋아지게 되었다. 꼭 연필이 춤추는 소리 같다. 

난 글을 쓸 때 처음에는 노트북 자판을 두드렸다. 수정도 함께 노트북 자판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다 무심결에 연필을 쥐고 하얀 종이 위에 끄적끄적거리는데 '사각사각' 종이에 글씨 쓰는 소리가 귀에 들려온다. 그 소리가 왜 그리 예쁘게 들리는지 그 뒤로 난 그 소리를 듣기 위해, 글을 플랫폼에 올리기 전 하얀 연습장에 연필로 쓰고 지우개로 지우면서 글을 담는다. 단지 '사각사각' 그 소리가 좋아서.


지금은 연필로 그림도 그려보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아이패드라는 태블릿 PC로 그림을 그리지만, 나는 연필로 그린다. 아이패드라는 게 없기도 했지만 연필로 그려지는 그림들 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물론 생각처럼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오늘의 그림책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책장을 바라본다. 어떤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담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 그림책 한 권이 눈에 들어온다. 제목이 뚜렷이 보이지 않아 자세히 보았다. 그리고 꺼내서 표지를 펼치는 순간 엽서 한 장이 떨어진다.


...... <연필>의 가능성은 연필을 쥔 손이라고 이야기 하지요.
연필을 쥔 손. 당신의 손, 당신의 손이 만들어내는 무궁무진한 세계
이 그림책만큼이나 아름다운 아니 어쩌면 더 아름다울 당신의 손을
꼭 붙잡고 싶습니다.


그림책으로 이어진 인연, 그 인연이 그림책으로 나의 손을 잡는다. 

어느 날부터인가 내게 다가온 그림책.

시작은 나의 아이들이었지만, 지금은  세상의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하고 있다. 

다양한 생각과 상상을 내뿜는 아이들과 그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한 걸음 더 그림책에 다가간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세상길을 따라가 보면 다양한 색깔의 마음과 함께 성장하는 나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마음 발견으로 나는 그림책을 놓을 수 없는 듯하다.



...... 마음속 작은 나무 한그루가 숲을 이루기까지...


그림책을 가까이하다 보니 욕심 하나가 생겨났다. 나만의 그림책!

그 그림책 안에는 내가 존재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하며, 따뜻함이 가득 하다. 그리고 그 따뜻함으로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힐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아직은 모든 게 비워 있는 상태라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금씩 채워나가다 보면 이루어지지 않을까?


4주 전 '그림책쉼터'라는 ZOOM모임을 만들었다. 그림책을 통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책이라는 그루터기를 만들어 쉼을 할 수 있는 공간 '그림책쉼터' 처음 시작은 떨림으로,  혹시나 하는 불안함이 앞섰지만 함께하신 이웃님이 '그림책으로 힐링이 된다', '이 모임 참여를 잘한 것 같다'라는 말씀들을 해주셔서 뿌듯함을 갖고 용기를 얻게 되었다. 그 용기로 난 욕심을 키워간다.


누구나 마음속 작은 나무 한 그루쯤은 키울 것이다. 하지만 한 그루 나무가 숲을 이루게 한다는 건 누구나 다 하는 건 아닐 것이다. 나는 그 숲을 만들기 위해  너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내가 정한 그 길을 걸어 나간다. 잠시 멈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걸 알고 있으니 언젠가는 나의 작은 나무가 숲을 이루는 날이 다가 올 것이다. 그렇게 믿고 나는 부지런히 내길을 걸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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