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왜 좋아하는지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요조도 작가인 이장욱도 좋아한다 말했는데요.
요조의 가사에는 사적인 의외성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들을 잡아챕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의성어를 노래로 만들 생각을 했을까요. (노래 <에구구구>)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블러처리가 된 듯 영상 속에 사랑하는 연인이 있어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여인이 애인을 바라봅니다. 서로의 나약함을 드러낼 수 있는 정도가 되었어요. 사랑은 나약함이 아니던가요. 이런 것도 너에게는 보여줄 수 있다는 고백처럼요.
이장욱의 글에는 분광하는 의외성이 있습니다. 시공간을 인과를 뒤흔듭니다. 상상하지 못했던 반전과 도약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한 장면이 순식간에 스릴러로 변해요. 어디 다른 곳에 데려다주는 마법캐비닛처럼요. 잠든 무의식을 일깨웁니다. 환기의 순간을 선사하지요. 그의 점핑력은 매혹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장욱의 시에 대한 제 사랑도 이미 말한 적 있는 것 같네요. 이곳은 아니지만요.
이장욱의 시 <내가 저질렀는데도 알지 못한 실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분만 옮겨요.
오늘은 종일 방에서 지냈는데도
실수를 저질렀네.
나는 혼자였고 어디다 전화를 하지도 않았고 SNS도 안 하는데 그러고도
실수를(…)
가령 내가 당신에게 인사를 안 했다.
소주를 퍼마시고 무례한 말을 했다.
남의 남이 퍼뜨린 소문을 믿고 너만
알고 있어, 이건 확실한 얘긴데 말야……라고 말을 꺼냈다.
사실 나는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고
술은 입에도 못 대고
입에서 입으로 건너다니는 이야기는 다
아니 땐 굴뚝의 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인데(…)
시를 읽고 싶은 아침입니다만 일하러 갑니다. 머릿속으로 상상만 해야겠어요. 딴생각은 즐거운 일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