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지생태학을 주로 연구하는 모니카 갈리아노는 자극에 몸을 오므리는 미모사에게 잎을 오므리지 않도록 가르칩니다. 특수설계된 장치로 15센티미터 높이에서 낙하시키기를 반복, 미모사는 이렇게 떨어져도 안전하다는 것을 인지한 듯 방어적 행동을 멈추었다지요. 흔드는 방식에는 여전히 잎을 오므리지만 4주 후에도 동일 낙하실험에는 여전히 반응을 안 했다고요. 15센티 낙하는 경계할 일이 아니라고 기억하는 듯했답니다. 또한 고추모종은 주변에 어떤 식물이 있는지에 따라 자라는 속도가 다른데 빛과 향기, 흙으로 전해지는 모든 자극을 차단해도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더랍니다. 그는 그 신호가 ‘소리’ 일 거라고 결론 내렸고요. 물소리를 녹음해서 완두콩 뿌리를 향해 틀었더니, 물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더 왕성하게 뿌리가 뻗어나가는데, 물소리 대신 화이트노이즈를 들려줄 때면 성장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고요. 식물이 소리를 듣는 건 물론이고 좋아하는 소리와 싫어하는 소리도 있다는 것이지요. (모두가 듣는다, 굉장한 것들의 세계)
주인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 좋은 음악을 틀어주면 잘 자란다, 사랑의 말을 해주면 잘 자란다는 이야기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가장 흥미로운 점은 화이트노이즈에 대한 반응이네요. 화이트노이즈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모든 주파수대에 걸친 소리를 같은 음량으로 합친 소리의 혼합물이라지요. 당최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웅웅대니 답답해서 속이 터지는 것일까요. 알 수 없는 이야기에 불안이 증폭되는 것일까요. 그 상태에서 집중이 잘 되는 것은 인간뿐인가요? 마음의 안정까지 더해준다니 인간이야말로 특이종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