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먼 식구 같은

by 김박은경

앞 집이 이사 가기 전날 밤, 이 선물이 문에 걸려있습니다. 서운하고 고마워 답장이랑 작은 먹거리를 그 집 문에 걸어두었죠. 알고 보니 이 라인 모든 집에 선물과 메모를 남겼더라고요. 코가 찡해집니다.


(사진이 안 올라가네요. 사진을 넣으면 업로드가 안 됩니다. 저만 그런가요?)


한 곳에서 오래 살다 보면 무심한 식구들 같습니다. 이따금 안부를 묻고 궁금해지지요. 안고 들어오던 아기가 걸음마를 하고 어린이집 다니다가 유치원 초등학교 다니며 열심히 인사를 하다가 이내 못 본채 외면하는 사춘기 소년소녀가 됩니다. 여인은 노인이 되고 이내 사라지기도 하지요.


좋은 이웃을 보내고 새 이웃을 기다립니다. 한 달이나 수리를 하시는 걸 보니 오래 살 계획이신 거죠. 환영합니다. 작은 동이지만 좋은 곳이에요. 천도 가깝고 큰 공원도 가깝고 산책로도 자전거도로도 있고요. 도서관도 가깝고 은행도 가까워요. 시장도 있고 장터도 서고요. 병원도 빵집도 있어요. 초중고 학교도 물론 있고요. 생각해 보니 저도 그래서 오래 살았네요. 집값이 팡팡 뛰지는 않지만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당신 일생을 5분 요약해서 말해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