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O의 시대에 살아남는 법
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늘 시간이 부족합니다. 회사 일 하나만 열심히 해서는 늘 불안한 요즘이죠. 업무와 관련한 전문 지식에 관한 공부도 해야 하고, 자기 계발도 해야 하고, 남들 다하는 (것처럼 보이는) 코딩 공부 또는 디자인 공부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놓치면 안 되는 인터넷의 수많은 정보도 나의 스크랩 안에 계속 쌓여만 갑니다. 블로그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스터디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은 정말 많은데 시간과 의지력이 늘 문제입니다. 그래서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우리는 생산성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고 시간은 부족해 늘 마음이 조급하지만, 더 조급한 이유는 들인 시간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무엇인가 도전을 해보고 싶지만 시작하기도 두렵고, 지금 내가 가진 실력으로 새로운 도전이 가당키나 한지 걱정도 됩니다. 자신감은 계속 떨어지고 불안함은 넘쳐납니다. 나 빼고는 다들 열심히 사는 것 같고, 블록체인, 주식, 부동산 등으로 나 빼고 모두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 맞다 유튜브도 시작해야지 생각한 지도 벌써 한참이 지났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정말 많은데 완벽주의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두려움 때문인지 아직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FOMO(Fear Of Missing Out)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FOMO는 나만 빼고 다른 사람은 다 아는 것 같은 두려움을 의미합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시시각각 정보로 넘쳐나는 시대에 일종의 생존하고 싶은 긴장감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유튜브 등의 콘텐츠 또는 마케팅 광고에서는 우리의 FOMO를 자극하는 수많은 낚시성 문구들이 난무합니다.
당신만 모르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Web3', '메타버스', '주식', '투자' 등등. 이런 키워드들로 사람들을 자극하고, 결국 그런 불안함을 바탕으로 이너서클로 채워 또 다른 수익을 만들어 냅니다. 아니 우리들은 거기에 또 다른 돈을 지불하게 되죠. 그런데도 여전히 이 불안함을 가실 길이 없습니다. 여전히 불안하고 걱정만 많은 요즘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첫 단추는 여러 번 이야기했던 '자기 객관화' 입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처럼 자신을 먼저 제대로 알아야만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자기 객관화의 시작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 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했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도 세울 수 있으니까요. 막연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만 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막연하기만 할 뿐이죠.
그 많은 한계 중 모두에게 주어진 한계가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시간'이라는 한계입니다. 시간은 우리가 늘일 수도 줄일 수도 없는 고정된 것이죠. 젊은 사람이든 부자이든 상관없이 우리에겐 하루 24시간이라는 동일한 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래서 사실 시간은 관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그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일 뿐이죠.
시간의 한계가 얼마나 되는지 이해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매우 간단합니다. 캘린더를 일주일 보기 모드로 펼쳐놓고, 미리 정해진 약속을 그 안에 채워 넣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꼭 해야 하는 일들을 채워넣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남은 빈칸들이 우리가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9-6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출근 전 또는 출근 후 그리고 점심시간 등에 자신의 추가적인 여유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회사 또는 업무 스타일에 따라 중간중간 나만의 시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평균 수면시간 등을 모두 포함하여 남는 시간을 대략 계산해봅니다.
출근 전 1시간
점심시간 1시간
출근 후 4시간
이렇게 하루 평균 6시간 정도 나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면, 일주일이면 42시간이 되며 한 달이면 180시간이 됩니다. 물론, 저녁 시간은 에너지도 떨어지고 회식이나 저녁 약속 등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유 있게 일주일에 약 30시간 정도의 나만의 시간을 잡아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나에게 주어진 30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됩니다. 물론 주말에 조금 더 시간을 낼 수 있다면, 그 시간은 더욱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의 한계를 이해하고 나면, 보다 전략적으로 그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렇게 넉넉하지 않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됩니다. 하고 싶은 일을 이것저것 끼워 넣다 보면 하나도 제대로 못 하게 되는 것이죠. 만약 개인적으로 공인중개사를 공부하고 있고 이를 위해 동영상 강의를 들어야 한다면, 일주일 안에 몇 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지 대략 계산이 나오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일반적으로 한가지 프로젝트만 진행하면 쉽게 질리곤 하더군요. 그래서 평균적으로 하고 싶은 프로젝트 2가지를 선택하고 추가로 읽을 책 한권을 정하는데요. 물론 2가지 프로젝트 1주 일안에 모두 끝낼 수는 없기 때문에 일주일 안에 끝낼 수 있는 대략의 범위를 잡곤 합니다. 그리고 1권의 책을 완독하는 데는 평균 3~4시간 정도가 소요되기에 이 시간을 최대한 먼저 확보하여 캘린더 위에 올려놓습니다.
너무 많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 너무 산만해져서 어느 하나에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각각의 프로젝트의 연관성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집중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우선순위별로 순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하고 싶은 수많은 프로젝트 중 2개만 선택해야 할 때마다 과연 어떤 프로젝트가 가장 나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인가를 그리고 어떤 것은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죠. 자연스럽게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주간 회고를 통해 지난 한 주 동안의 개인 프로젝트들이 잘 진행되었는지를 생각해봅니다. 만약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면 프로젝트의 수를 늘리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버거웠다면 반대로 그 수를 줄이면 됩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개인 프로젝트 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주일간 혹은 그 이상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언어 공부와 같이 장기적으로 도전해야 하는 것이라면 조금 더 힘을 내서 프로젝트에 도전해 봐야겠지만, 생각보다 나와 적성이 맞지 않거나 도저히 내가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빠르게 포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매주 나에게 맞지 않는 프로젝트들을 제거하고, 하고 싶은 리스트에 담긴 다른 프로젝트들을 집어 넣음으로써 차근차근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습니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스킬들을 조금 더 날카롭게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완전히 동떨어진 프로젝트 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공부를 하면서, 인지심리학을 함께 공부하게 되면 양쪽의 정보가 서로 연결이 되며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다른 사람들과 스터디 등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 함께 스터디하는 내용을 추가로 뉴스레터 등으로 발행하는 방식으로 연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면서도 그 시간과 에너지는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역량 간에 레버리지를 줄 수 있다면 생각보다 더 많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고,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개인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은 내가 좋아하고 또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즐겁게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실제 들어가는 에너지 대비 더 높은 성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는 에너지를 활용하여 또 다른 프로젝트와 성과들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물론 때로는 힘든 일도 참고 어렵게 해내야 할 때도 있는데요. 잘되지 않는 일을 너무 오랫동안 붙잡고 있는 것은 성과적인 측면에서도 개인의 행복의 측면에서도 그다지 바람직한 일은 아닙니다. 다만 힘들어도 버틸만하고, 그 과정 자체가 즐겁다면 어쩌면 그것이 가장 최고의 프로젝트일지도 모릅니다.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무턱대고 일을 벌이는 분들이라면, 지금부터는 내가 가진 한계를 이해하고 나를 위한 우선순위를 정해가시기를 바랍니다. 우선순위대로 순차적으로 처리해가는 과정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지는 못해도 꽤 많은 일들을 성취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어떤 것에 Yes라고 하고 어떤 것에 No라고 해야 할지 알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성취물과 행복감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한계를 이해하고 우선순위를 정하세요. 거기서부터 진짜 내 것이 시작됩니다. FOMO의 두려움도 조금은 내려놓게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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