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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출처는 아빠입니다.

인용출처

문서를 작성하면서 그림을 인용하거나  글의 일부를 가져오게 되면 꼭 '인용출처'를 밝힌다.  출처를 정확하게 밝힘으로써  '저작권 침해'를 하지 않고 오해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룰이다.



처갓집들어온 지 벌써 7년 차이다. 여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잠시 살기로 했었는데 유치원생이던 큰아이를 초등학교  졸업시킬 때가 되고 말았다. 시간 참 빨리 간다.



들어와서 살기 시작한 처음에는 아이 이 기저귀 차고 지내기 때문에 혹여나 생길 문제에 대 방책만 세우면 되었다. 이때는 아이들 양육 의견차이 때문에 부부가 싸우는 일만 있었다. 아이들이 뒤뚱거리며 걷기 시작하더니 벽에 그림을 그리고 바닥에 뭔가를 엎질러서 더럽히고 물건을 깨기 시작했다. 말도 안 통하는 자기들끼리 서로 싸우고 때리고 본격적으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는 부부 의견차이로 싸우 아이들을 혼내느라 늘 시끄럽기 시작했다.



나는 어른들이 당신의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가지지 못한다면 생이 아니라 민폐만 끼친다생각이 항상 마음의 짐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애초에 못하게 하는 것도 많았고 동공간인 거실과 식탁에서 놀고 난 후 뒷정리가 말끔히 되도록 가르치는 편이었다. 문제는 잘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혼내고 지적하는 것이었다. 왜 그랬을까?



처음에는 어른들도 가만히 계셨는데 어른들 앞에서 아이들이 자꾸 혼나니까 '아이들이 어지럽히고 안 치운 공간에서 끼는 불편함보다 어린것들이 아빠에게 혼나는 상황을 보고 있는 것이 견디기 힘들다. '라고 하시면서 불편한 마음을 내색하기 시작했다.



혼내는 횟수가 잦아질수록 내 마음도 좋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엄하게 혼내고 있는 것이었다. 거실에서 낮동안 아이들이 놀고 나면 저녁에는 어른들이 티브이를 보시면서 쓰실 차례가 된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깨끗하게 뒷정리하고  방에 가라고 한다. 리가 제대로 안되면  아이들을 다시 불러서 혼내고 깨끗이 치우 했다.



어른들은 괜찮다며 거실테이블에 아이들 장난감, 먹고 난 과자 껍데기, 머리핀 등등이 그대로 있는 채로 앉아 계시곤 하셨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더욱 불편해지고 아내를 미워하기도 했다.

'왜 아이들이 정리하도록 안 하고 저렇게 놔두고 자는 거야!'

'어른들이 저렇게 앉아 있게 만들까.'

라며  아내에게는 짜증과 화를 내고 아이들에게는 매섭게 혼냈다. 어른들이 어질러진 공간을 감당할 테니 그만 좀 혼내라고 하실 때면 더 화가 났다.

'어른들 집에서 임시로 지내는데 왜 이리도 모든 게 엉망진창이니... 얘들아!! 언제까지 이럴 거니?'라는 생각  수시로 아이들에게 뒷정리를 강조하며 혼냈다. 그러면서 '단속'가짓수도 늘어났다.

https://brunch.co.kr/@david2morrow/83


어느 날인가 상상도 못 한 일이 일어났다. 사하며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아이가 나머지 두 아이들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치워라. 갖다 놔라. "

"얼른 씻어라. 그렇게 하면 혼난다."


아이가 들어본 듯한  말투와 행동으로 동생들을 혼내고 있었다.  나는 너무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른들과 아내와 나까지 모두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다음에 하는 말이 더 충격적이었다.



" 이 모든 것의 출처는 아빠입니다. "




큰 아이가 동생들 정리하도록 다그치면서 그것의 출처가 나라는 것이다. !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였다. 망치로 못 박아놓은 듯 당혹스러움이 사라지지 않았다.  아이가 아이들을 혼내상황보다 아이가 모든 것을 아빠에게 배웠다는 뜻으로 "모든 출처는 아빠예요."라고 하는 것은 거의 나를 기절전까지 어붙이는 것 같았다.



아내도 머쓱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어른들도 나를 보셨다.

아이도 말하고 나서 나를 돌아본다.

"모든 출처는 아빠."

머릿속에서 계속 메아리치고 있었1다. 사전예고 없이 일어난 상황이라서 뭐라 할 수도 없다. 어른들 여러 가지 대화하며 식사하느라 식사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나는  '투명인간'이고 싶었다.


"모든 출처는 나..........."



간신히 방으로 들어왔다. 여전히 멍하고  충격이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이가 동생들을  혼내고 있는 것은 아이가 불안해서라고 아내가 설명해 줬다.  제대로 워지지 않다면  모두 불러놓고 다 같이 냈다.  또, 어른들이 티브이 보시거나 뭔가를 하고 있을 때 아이들이 싸우거나 어지럽히며 어른들께 방해가 되면 나는 모 불러다가 혼냈다.



 함 혼나상황이 싫어서  아이가 내가 말하기도 전에  미리 동생들에게 정리하거나 씻도록 몰아붙이는 것이었다. 아이는 항상 혼날까 봐 불안한 게 고, 동생들 때문에 다 같이 혼나는 것도 싫다고 했다. 아내의 설명에 나는 무너졌다. 내가 어른들과 지내며 피해 안 주며 잠시 지내려고 한 의도와 달리 방법이 너무 잘못된 것이다.



2년 전에  상 못한 아파트 당첨이 되어 다시 우리 보금자리가 생길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어른들께 민폐를 끼치며 지내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사 가면 우리만 있으니까 어른들께 피해 끼치지 라며 혼낼 일이 없을 거라 했다. 아이들 마음 상태가 조금 나아질 거라고 아내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그 말에 아내의 대답은 나를 울게 했다.

"남편, 아이들이 7년간 여기서 지내며 너무 많은 상처를 얻어서 항상 불안해해요. 거기 가도 불안감을 그냥 가지고 살지도 몰라요. 당신이 혼내지 않아도요."



가슴이 가루가 되어 바닥에 바스러지는 느낌이었다. 처가 어른들을 배려해보겠다고 한 행동들이 도가 지나쳤던 것이다.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  보고 있는 어른들도 불편하고, 아내는 중간에서 불편하고, 매번 혼나는 아이들은 늘 불안했다.  나도 매사에 지적하고 혼내며 치우느라 지쳤다.



더 이상 모든 것의 출처가 되고 싶지 않아서 꾸준히 회고 중이다.  적으면서 직면했던 모습들 때문인지 '조금' 줄어드는 것들도 있다. 그래도 아이들이 여전히 후닥닥 치우고 아빠 눈치를 본다. '이 정도면 될까? 아빠가 또 뭐라 할까?'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매일 마음으로 운다. 혼내지 않고 온유한 아빠가 되도록 매일 다짐을 한다. 혹여 망각의 동물이 되어 또 반복하지 않으려고 택한 방법이 글쓰기이다. 함께 차 마시며 경험을 나누듯이 여기서 공개적으로 내 경험을 나누면서 나를 돌아보고 고쳐가기를 계속하고 있다. 게는 이 행위도 큰 용기이자 결단이다.



아이들은 스펀지 같다. 모든 것에 대해 흡수가 빠르다. 그리고, 상처는  보관되어 있다가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덩달아 기억이 떠오르기에 더 힘들어한다.   

"아빠. 그때 다 기억나요. " 우리는 너무 무서웠어요."  

이런 말들을 듣고 있으면 나는 그냥  때 있다. 미안함이다.



"아이들의 출처는 아빠이다. "






좋은 것만 기억하고 따라 해 다오.

속상하게 상처받은 것은 지우고 따라 해 줘. 


아빠가 더 많이 더 노력할게. 미안해.



출처: Unsplash의 Ryan Fra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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