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프로젝트 #14

큰사람

요즘에도 길을 걸어 다닙니다. 그리고, 깨알 재미들을 찾아 다닙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출퇴근, 점심시간에 건강을 위해 걷기 운동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면서 "깨알"재미들을 여전히 만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하루중 머리가 아프거나 속상한 일들도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깨알 재미"들은 하루삶의 활력소이면서 매일 살아가게 하는 작은 힘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본 것들을 차근차근 적어보겠습니다.



큰사람은 아이들이 붙여 준 별명입니다.

https://brunch.co.kr/@david2morrow/239




#1.색색깔

출근길을 열심히 걷다가 도로 연장공사구간을 만났습니다. 거기서 눈에 띄는 것은 주황색 바리케이트와 그것보다 더 화려한 색색깔 케이블이었습니다. 회색빛과 검은색 새 도로 사이에서 케이블들이 상당히 돋보였습니다. 그래서 보자마자 잠깐 상상하다가 다시 정신차리고 출근길을 재촉했습니다.




무지개를 당겨서 만들었나?

알록달록 이쁘네.



재료가 뭘까?

쭉 쭉 잡아당겨서 먹으면 되는

색색깔 젤리네.



먹으면서 잡아당기면 되는걸

욕심부렸나보네.

근데 또

막상 먹다보니 달아서

다 못 먹었군.



온 세상이 이상한 나라 앨리스같다.

모든 전봇대와 전선들속이 색색깔 젤리였다고?

너무 재밌다.



그래서

새들이 늘 전선 위에 삼삼오오 모여 앉는건가?

젤리 먹는중?







#2.색색깔2

요즘에는 공유 킥보드, 자전거, 오토바이까지 정말 다양한 공유 시스템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갑니다. 덕분에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만큼 빌려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봅니다. 때로는 똑같은 서비스들이 색깔만 다르게해서 또 나옵니다. 그러나, 더 다양하고 기발한 서비스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다보니 더 다양한 색깔들이 세상에 함께 나옵니다. 더 특이해서 눈에 돋보여야하다보니까 회색빛 도시는 더 다양한 색들로 알록달록해집니다. 그래서 참 재밌는 세상을 만들어주는 것같습니다.




오늘은

모여서 무슨 얘기 하나?



색깔?

왜에?



킥보드가 자기 민트색 몸을 불평했더니.

전봇대가 자기 발목을 감싼 초록색을 불평하고

표지판이 자기 몸통 주황색을 불평하고

자동차가 자기 검은색 차체를 불평하고

다른 킥보드가 자기 보라색 몸을 불평하네.

다들 자기 색깔 불평중이었구나.



이때!

도로의 노랑실선이 한마디 한다.

"너네는 행복한 불평중이네."

"난 노랑색일뿐 이렇게 누워있기만 하고 아무데도 못가!"

너희는 각양각색의 색깔이고 어디든지 갈 수 있잖아.!!"

"그러니 암말 말고 감사하면서 지내!!"

".................."



모두들

더이상 불평하지 못했다.









#3. 소화전.

길가다가 소화전을 만났다. 늘 길거리에는 규칙적으로 소화전이 있다. 소화전은 항상 무슨 일이 생기면 사용하기 위해 빨강색으로 항상 칠해 놓는다. 심지어 그 주변은 상시 주정차금지로 지정되어 있다. 그만큼 소화전은 중요한 자리에 있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번에 보게 된 소화전은 뭔가 특이해서 상상해보았다.



무슨

문제있어?



문제 있다!

오버



뭐가 문제인가?

하루종일 냄새가 너무 심해서

짜증나.



지나다니는 사람들.

오고가는 자동차.

날아다니는 새들.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모든 것들.



방구, 방구, 방구

밖에만 나오면 자유분방.

안보여서 그런가봐.



도시가 밤새도록 시끄러워서 귀마개를 했는데

이제 코까지 막기로 했어.



아항!!

그래서 짜증나는 표정이었구나.

하긴 소화전은 낮은 자리에 서 있으니까.

그럴 수도 있네.


너 덕분에

다른 사람 입장을

생각해보네.






#5.광선검

새단장한 까페에 장식 조명이 새자리 배치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곧 새로 붙일 자리에서 분위기 맛집으로 뽐내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길건너에서 보자마자 딴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웃으면서 다시 가던 길을 걸어갔습니다. 별거 아니지만 저는 재밌었습니다.




어!

어디서 구했나?



영화 촬영장

얻었지.



얻어왔다고?



응.

색깔이 안 예뻐서

버린대.



어?

아닌데.

예쁘고 멋있는데..



aqui

여기가 광선검 자리인가보네.

너무 멋있고 재밌어.


다.

자기 자리가 있나봐.








#6.화분옷

길을 가다가 "멈칫" 서고 말았다. 화분이 아름다운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곧 겨울이 온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그런가 화분옷들이 제법 있고 또 다양하기도 합니다. 그 모습들이 재밌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요. 화분 하나로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군요.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움을 표현할 줄 아는 감성쟁이들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성쟁이들이 다양한 것으로 다양한 표현을 해줘서 회색도시를 아름답게 물들여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일상 속에서 더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우리같은 일반인들이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오늘은

예쁘게 차려 입고

어딜 가시나?



친구 만나서

강남역 가서 놀려고요.

기다리는 중.



오늘 너무 아름다우셔.

눈부셔.

날 두고 가시나?



하던 일 계속 하세요.

나는 오늘 오프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도시 속에 살다보니 도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다양한 건물들이 아무리 특이하고 은근한 색상으로 만들어도 그냥 회색도시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디테일들이 화려한 색깔들로 공존해주니까 우리 눈이 그나마 즐기고 사는 느낌입니다. 밋밋한 귀에 다양한 귀걸이를 기분에 따라 걸어주면 "아름다움의 완성"이 되듯이 회색도시도 다양한 디테일들이 "사는 맛"을 채워주는 것같습니다.



또, 다양한 길을 걸으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준비하겠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은 24시간의 일상들에서 "보물찾기"같은 느낌으로 "깨알재미"를 찾는 중입니다. 그래서,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더라도 기분좋게 하루를 마무리하곤 합니다.



여기까지 함께 읽고 공감해주신 작가님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작가님들의 꾸준한 격려와 공감이 뭔가를 찾고 쓰는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가게 합니다. 감사드립니다.


큰사람의 깨알프로젝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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