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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지 말라 “를 안 하는.. 아빠

스티븐 오

나는 “뭐 하지 말라”를 안 하는 아빠인가?




아니다. 나는 그런 아빠가 아니다.

아직 멀었다.

그리고, 여전히 노력 중이다.


유튜브에서 할리우드 특수촬영회사 XM2의 스티븐 오 감독님의 영상을 보다가 듣게 된 말들은 나를 반성하게 했다. 감독님이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했다는 말들을 듣고 나니 아빠인 나는 너무도 창피했다.  

 

"저희 아버지는 훌륭하시고 멋있는 분입니다."

"한 번도 저한테 뭐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어요."

"잘 생각해, 기도해 이렇게 말하셨거든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아버지와 대화하며 자라온 스티븐 오 감독님은 항상 스스로 생각하고 기도 후 추진했을 것이다. 반면에 아이들에 대한 것의 ‘옳고 그름’ 또는 ‘좋고 나쁨’을 판단해 주면서 행동의 범위를 결정해 주는 아빠와 지낸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다. 너무도 다른 가정 생활인 것이었다.



우리 아이가 이런 말을 내게 했다.

“내가 결정했더라도 아빠가 괜찮다고 판단하면 우리는 할 수 있고, 아니라고 판단하면 내가 하고 싶어도 못하잖아요. “

그런 말에 스스로 결정하라고 제안을 해도 매번  “아빠? 이거 해도 돼요? 진짜예요?”라고 거듭 물어보곤 했다.  



아이들이 가능하면 상처받지 않고 좋은 것만 경험하며 성장해 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 과도하게 결정에 간섭하고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결과를 가정하며  아이들의 자율성을 침해하기도 했던 것 같다.



실생활 대화에서도 나는 그런 대화들로 아이들을 힘들게 했다.


"아빠. 애들하고 게임해도 돼요?"

"무슨 게임인데? “

“XXX 이런 거요…"

"그 게임은 쫌 그렇지 않냐?"

".... 네....... 에........"


그런 카톡 대화 이후 우연히 아이가 친구 두 명과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친구는 같은 게임을 하느라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우리 아이는 그런 게임하지 말라는 아빠의 대답 때문에 축구 영상을 보면서 혼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아이가 그 상황을 견디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대답해 준 것을 나는 후회했다.



아빠의 “안돼!”라는 말 때문에 혼자 축구영상을 보며 신뢰를 지키던 아이에게 게임을 허락했다. 아이가 아빠와의 ‘신뢰’를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충분히 감동했다고 말했다. 다만, 주중에는 엄마가 말한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무한대 게임시간을 허용해 준다고 했다.  한동안은 엄청 좋아하면서 평일 내내 해야 할 일들을 열심히 하고 주말내내 즐기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한동안 주말에 무한대 게임시간을 가졌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이 내게 말했다.

“아빠, 주말에 다양한 게임을 너무 오래 했더니 눈이 너무 아파요.  머리도 지끈거려요. 게임시간을 조금 줄여볼까 봐요. “


아이들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리고, 가끔 현실에서도 게임 생각만 할 때도 있다보니 자발적으로 게임 시간과 횟수를 줄이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


‘아이들이 경험하고 좋고 나쁨을 스스로 판단하는구나. 그럴 수 있는 아이들을 여전히 기저귀 찬 아기처럼 부모가 결정해 주고 울타리를 쳤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반성과 함께 어느새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기도하고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한 번도 뭐 하지 말라고 하신 적이 없다. 잘 생각해. 기도해! “라고 말해주며 아이들의 의사결정과 자율성을 존중해 줬던 스티븐 오 감독님의 아버지 말씀이  또 생각났다. 좋은 영상이었고 내게 귀한 반성을 하게 해 줘서 좋았다.  





스티븐 오 감독님 영상을 보다가 아버지를 칭송하는 것을 보고 얼른 적어본 글입니다. 비교가 되면서 아직도 부족한 저의 모습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아이들이 충분히 판단하고 결정하며 행동할 수 있는데도 아직 어린아이 보듯이 간섭하며 자율성을 존중해주지 못했던 아빠 모습을 반성했습니다.



세 아이들이 훌쩍 커가고 있습니다. 그 속도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고 눈높이도 맞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아이들과 대화했습니다.

“ 아빠가 유튜브 보다가 미션 임파서블 찍은 스티븐 오 감독님 아빠 말을 듣고 충격받았다. 그래서, 아빠가 다짐한 게 있다.”

“ 뭘 다짐했는데요? “

“ 맨날 ‘안돼!’ ‘ 그러지 마~’라는 것보다 이제는 ‘네가 생각하고 기도하고 결정해서 해봐!’ 라며 말하려고~“

“ 진짜예요?”

아이들은 반신반의했습니다. ‘에이. 아빠가 그럴 수 있을까?’라는 반응들이었습니다. 그런 반응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맨날 ”안돼! 하지 마! “가 많았으니까요. 2024년도에는 다짐이 실행되어서 훌쩍 큰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도록 도울 작정입니다..


그런 다짐을 공개해 봅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함께 성장하며 아이를 존중하는 아빠가 되겠습니다. 


첨부한 링크는 맨날 단속( 단도리)하던 저의 더 부족한 모습을 적은 글도 덧붙여봤습니다.

 


https://brunch.co.kr/@david2morrow/83


읽어주셔서 미리 감사합니다.



출처: unsplash의 tungsten RI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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