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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캐러비안의 해적'은요. +21

깜장 초콜릿맛

이번 영화는 보게 된 계기는 색다릅니다.


원래 한국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속편 도깨비 깃발 2편을 보고  대화하다가 '해적 영화의 베스트'를 제가 언급했습니다. 해적영화로써 단연 최고라고 말해줬습니다. 그 말에 아이들이 '제발. 봅시다. 아빠!'라고 말해서 '캐러비안의 해적'시리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캐러비안의 해적 : 블랙 펄의 저주'를 본 아이들은 잭 스패로우 자체, 키이라 나이틀리와 올랜도 블룸의 매력에 매료되어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해적들과 군인들의 격투씬, 거대한 군함들의 항해에 얽힌 에피소드들에 푹 빠져서 급기야 다른 시리즈가 있는지 체크까지 했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잠을 줄여가면서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를 찾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찰리의 초콜릿 공장에서 익숙해진 '조니 뎁'의 능글능글하면서 영리한 해적연기에 빠져서 그가 극적으로 살아나면 '환호'를 지르곤 했습니다.  



블랙 펄의 저주(2003)를 시작으로, 망자의 함(2006), 세상의 끝에서(2007), 낯선 조류(2011), 죽은 자는 말이 없다(2017)를 순서대로 이어서 봤습니다. 재밌는 건 시리즈를 이어볼 때마다 아이들은 말했습니다. 이미 시리즈가 끝난 것을 이어서 보는 것이 훨씬 낫다고 합니다. 몇 년 간격으로 만들어진 시리즈를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겠느냐면서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어렸을 때 슬램덩크가 나오는 다음 달을 목 빠지게 기다리며보고 단행본이 나올때는 또 다음달을 애타게 기다리며 자내던  '타는 목마름'이 생각났습니다. 늘 동네 서점을 기웃거리면서 등하교했었지요. 요즘에는 슬램덩크 단행본 풀시리즈가 나와서 아이들하고 쌓아놓고 봤던 것에 비하면 기다린 대가가 '그 맛을 더 진하게 느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그걸 느끼지 못해서 아쉽기는 합니다. 시리즈를 보는 동안 길을 지나가다가 혹여 '캐러비안의 해적'음악이 웅장하게 들리면 '히히'하고 웃기도 했고요. 해적그림만 보면 '푸훗'하고 웃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은 무사히 재회한 연인끼리 키스할 때면,


"꼭 저런다니까. 꼭 저럴 때 뽀뽀하더라! 칫"


영화의 실마리를 풀고 언제나 능글거리면서 최후의 승자가 된 '잭 스페로우'가 반전으로 배신하면서 혼자 뭔가를 챙긴다거나 도망갈 때면

"안돼! 그건 아니야! 사람이 의리가 있어야지! 정직해야지!"


그렇게 소리쳤지만 영화 보는 내내 아이들은 헷갈려했습니다.

해적 와 군인 중에 누가 이겨야 하는지 헷갈렸고요. 애인을 구해야 할지 배를 구해야 하는지 아버지 편에 서야 하는지 나쁜 놈 편에 서야 하는지 매번 갈팡질팡했습니다. 주인공 잭 스패로우의 연기력에 빠져서 그가 모두 옳은 거라면서 편들어주다가 영화가 끝날 무렵 반전씬에서 정신 차리면서 정의를 혼동한 자신을 반성하며 "사람이 의리가 있어야지! 야비해!!!!"라며 웃었습니다.

 


이번에 아이들과 '캐러비안 해적' 시리즈를 몰아보면서 느낀 것은 아이들은 무엇이 옳은 일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를 많이 보다 보니 자꾸 뽀뽀하는 것도 은근 익숙해지는것같지만 정확히 알고 있는 건 아무나 뽀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압니다. 어떤 상황에서 뽀뽀하는지도 안다고 우깁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아직까지 기준을 가지고 지내는 아이들이 고맙기도 합니다.  제1편 블랙펄의 저주의 끝마무리가 어정쩡하면서 열린 결말인 것을 보면서 물었습니다. "시리즈예요? 몇 편까지에요? 언제 또 봐요? 아빠?" 그렇게 시리즈물인 것을 확인하더니 남은 시리즈를 보기 위해서 각자 해야 할 일들을 더 열심히 하기도 했습니다. 기특하기도 했고요.

  


영화 보고 나서 뭐 하고 놀았을까요? 나이불문하고 당연히 칼모양 작대기를 들고 한 손은 허리춤에 한 손은 작대기를 들고 칼싸움을 했습니다. 칼이 없는 막내에게는 달력을 말아서 칼로 만들어줬습니다. 거의 발급 소품을 사용한 오빠, 언니가 순식간에 달력칼을 부러뜨리는 바람에 칼싸움은 금새 난장판이 되었고요.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을 정리해 봅니다.

아이들 한마디
사람이 의리가 있어야지. 정직해야지!- 캐러비안의 해적


덩달아 느낀 것
아이들은 정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지낸다. 훼손되지 않도록 가이드만 잘하자.- 캐러비안의 해적


이 영화의 삼인방이 잊히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조니 뎁이 최고라고 합니다.

출처: 위키백과중에서 인용

듣기만 해도 가슴이 덜컹덜컹하면서 배로 뛰어오르고 싶어지는 O.S.T 공유해 봅니다.


He's pirates

https://youtu.be/jtGUQFky0 KI? feature=shared

출처: DR koncerthuset중에서 발췌


 black pearl.-아이들이 심장이 벌렁벌렁하다며 들었던 곡을 나누어봅니다.

https://youtu.be/Wkvqd1 vKn6 o? feature=shared

출처: shadow hawk production에서 발췌


역시 '캐러비안의 해적'은 1편이 최고라며 우리 가족 모두 제일 흐뭇해했습니다.

https://youtu.be/naQr0 uTrH_s? si=7 rQ88 fTY5 XgJvqx_

출처: Rotton Tomatoes Classic trailer에서 인용


이번 시리즈를 보고 나니 아이들이 싫어하는 것이 생겼습니다.

시리즈 영화일 경우 주연배우가 교체되거나 전편에서 죽었는데 '그때 안 죽었지요'하면서 다시 등장하는 것입니다. 몇 편까지는 젊었는데 후속 편에서 배우가 늙어서 나오는 것도 서운해합니다. 후속 편이 우여곡절이 있어서 긴 시간 후에 제작한 경우도 있다 보니 주연배우가 많이 늙어버린 경우이고요. 조연배우지만 자꾸 다른 사람이 연기하면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몰입도가 떨어지다면서 싫어합니다. 이번 영화는 그래도 주연급이 한결같아서 아이들이 더 몰입하고 즐거워했습니다.



해리포터를 보면서 처음에는 '똘똘이'같은 주인공이 나중에는 '청년 형님'이 된 것도 슬퍼했습니다. 아이들과 영화 보다 보면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하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면 항상 '꼬리에 꼬리 물기'를 알려주는 편입니다.

영화와 더불어서 즐길 수 있는 것은 입체적으로 즐기도록 알려주고 있습니다.


 영화에 나온 배우들의 필모그래피를 보면서 배우의 다양한 연기폭을 즐기기, 영화 O.S.T를 들으면서 장면 다시 떠올리기, 영화 속 소품들 의미 되새겨보기, 후속 편 유무 챙기기, 영화 만든 배경, 메시지 되짚어보기 들을 하면서 영화를 통해 확장성 있는 재미를 즐기게 합니다. 언제부턴가는 아이들이 알아서 챙기기 시작합니다. 물꼬만 터주면 무섭게 배웁니다.



영화를 보고니서 제목의 'pirates'에 얽힌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Pittsburgh Pirates) 팀을 찾았습니다.  파이어리츠도 '해적'이며 역대 팀 엠블럼을 함께 보면서 특히 1997~2013년도 애꾸눈 해적이 포함된 엠블럼을 보면서 '아하~'하고 웃기도 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기아 타이거즈, 두산 베어즈 로고만 보다가 이번에 알게 된 메이저리그 팀 엠블럼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도 되었습니다. 해당 팀과 연관된 배지환의 주루플레이와 타격, 최지만 선수의 플레이들을 찾아보면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한국선수들의 활약상도 더불어서 보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지나다니며 메이저리그 모자 로고만 보면 대화하기도 했습니다.



막내가 피아노를 치는데 쉽게 편곡된 공개되어 있는 O.S.T악보를 찾아줬더니 어느새 멋지게 연주합니다. 그러면서 언니, 오빠는 못하는 것을 한다는 자부심에 틈만 나면 연주하고 영화를 볼 때마다 '이 영화도 악보 찾을 수 있어요?'라면서 묻곤 합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그저 행복합니다. 영화를 10배 이상 즐기는 것을 알아버린 아이들을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처럼 '니들은 게 맛을 알아가는구나. 좋다.'입니다.


이렇게 함께 영화를 보면서 또 아이들의 마음, 걱정 안 해도 될 아이들 상태를 느껴보는 시간이어서 행복합니다. 이런 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영화줄거리 올리기, 영화 장면해석은 할 그릇도 안되지만 그것보다는 영화를 보다가 느낀 아이들 속마음에 포커스맞춰서 글을 적어보고 있습니다. 전문가적 영화평론은 없음을 늘 말씀드립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미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출처:사진: Unsplash의 Jacob Tho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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