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다양한 영화를 보다가 가끔은 한국영화를 제외할 때도 있습니다. 코미디, 액션 장르 영화를 함께 보면서 늘 당혹스러운 것은 가끔 말끝마다 욕, 과한 추임새로 너무 극적요소를 넣은 탓에 아이들이 자꾸 현실 속 어른들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할 때가 있어서입니다.
그렇지만 극적 반전, 예상 못한 스토리 전개로 즐거운 한국영화는 꼭 챙겨봅니다. 애매한 요소가 너무 많은 영화는 보다가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그런 영화들을 비집고 고른 영화가 있습니다. '톰 행크스의 캐스트 어웨이'같은 느낌을 가지고 뭔가 색다른 재미를 얻을 것 같은 느낌으로 고른 영화입니다.
'김 씨 표류기'
영화의 스토리가 '캐스트 어웨이'를 따라 했을 것 같다는 어설픈 예측과 정재영의 연기력에 대한 신뢰 때문에 이 영화는 온 가족이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뭔가 애매한 느낌으로 한동안 흘러가면서 저의 마음은 불편했습니다.
'아!! 뭔가 영화를 잘못 고른 거 같다. 다른 것을 고를 걸.....'
그런 불편한 마음이 이어지다가 주인공이 표류하게 되면서 제 마음은 오히려 밝아졌습니다.
'다행이다. 이제 뭔가 재밋거리가 나오겠네. 아이들이 관심 가지고 볼만하겠어...'
그런 마음의 안도감이 이어질 만큼 주인공의 표류시간을 꽉 채우는 생존 몸부림은 극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점점 깔깔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주인공이 원하는 짜장면을 먹기 위해 시도한 도전들이 눈물겨웠습니다. 아이들이 제가 끓여주는 꾸덕꾸덕한 짜파게티를 좋아하기에 영화 속에 나온 짜파게티 봉지는 아이들 눈을 떼지 못하게 했습니다.
힘겹게 이어진 주인공의 노력에 부응해 주듯 짜장면을 먹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 아름답게 보여서 저는 한마디 했습니다.
"대단하다. 재료를 모두 손수 재배해서 결국 먹게 되네. 대단하다!!!"
"이그! 혼자 하니까 그렇지!! 사람들하고 같이 해야지!!"
아이들이 한 말에 저의 머릿속에서 전구가 반짝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손수 재배해서 결국 눈물이 듬뿍 들어간 짜파게티를 먹게 된 상황이 너무 감동적이었는데 아이들이 한 말이 더 멋있고 소중했습니다. '함께 협력해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아이들이 멋졌습니다.
영화 속 '김 씨'의 이야기는 나름대로 아이들 수준에 맞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조금 아쉬움이 들기도 했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아이들이 혼자 독불장군으로 살기보다는 '함께 협력해서 결과를 만드는 것'을 한번 더 깨닫고 말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영화로 우리에게 남았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에서 인용
이 영화를 보면서 생존, 소통,현대사회,고독에 대해 자문자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해서 좋았습니다.
아이들 한마디 - 이그! 혼자 하니까 그렇지!! 사람들하고 같이 해야지
덩달아 느낀 나의 한마디 - 다행이다. 함께 살아가고 협력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다행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의미, 도시 속에서 단절이 주는 느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등에 대해서 아이들이 제대로 느끼는 시간도 되어서 나름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아이들이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어나기 싫은 아침, 입기 싫은 옷, 가기 싫은 학교, 먹고 싶지 않은 급식, 만나기 싫은 친구 등등이 매일 조금씩 다르지만 반복되는 일상을 매일 불평하고 싫어합니다. 그런 아이들이 일상을 잃어버리고 도시 속에서 고독감에 처절한 몸부림하는 주인공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제대로 알게 된 영화였습니다.
"내일 일어나서 학교 가는 거 감사한 거지?" "그럼.. 요.. 저런 것보다 나아요."
도시에 살아도 소통이 없다면 죽은 것과 다름없다.
한강의 무인도에서 생존을 위해 버티며 살아낸 주인공을 바로 근접하게 지나가는 유람선이 인식을 하지 못합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예상 못한 곳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관심조차 두지 않은 '무심한 도시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무에게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죽어가는 사람도 도움의 손길을 전혀 받을 수 없습니다. 또한, 도시에 살면서 소통을 못하고 사는 사람은 무인도에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조금은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함께'라는 것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삼 남매로 싸우고 같이 먹고 자고 놀고 그래서인지 '혼자'라는 것은 일단 힘들어합니다. 날개가 꺾인 듯 조용하고 잠잠해집니다. 그러다가 삼 남매가 모이면 싸우고 미워하면서도 '함께'라면 뭐든지 뭉쳐서 해냅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살을 빼겠다고 셋이서 의기투합해서 나가서 1시간을 운동하고 들어옵니다. 혼자서는 절대 하지 않는 행동입니다. 밤에 친구들 만나면 창피하다고 절대 하지 않거든요. 이런 생활 덕분인지 아이들은 독불장군처럼 혼자 하는 것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혼자서 힘들어하는 친구들은 꼭 돌아보면서 돕거나 용기 내서 말을 걸어주기도 합니다. 그런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오늘도 '김 씨 표류기'를 통해 아이들의 아름다운 속마음을 알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2009년 개봉한 영화라서 더 이상 찾아서 보실 분이 없으실 수도 있습니다만, 저희는 나름대로 소소하게 즐긴 영화가 되었습니다. 이런 일상을 여기까지 읽어주심에 대해 미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