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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댐즐'은요 + 11

기상천외한 빨강 앵두맛

삼 남매 눈높이에 맞는 영화, 다양한 나라 영화, 부모가 본 영화 중에 아이들에게 재밌을만한 영화를 추천해서 함께 보는 것이 '가족놀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아이들이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를 통해서 아이들 마음속에 자리 잡은 속마음을 알아가고 있고요.



삼 남매 취향을 맞추고 싶은 날은 여지없이 영화를 고르지 못하고 싸우기도 합니다. 서로 보고 싶은 영화, 친구들이 보고 재밌다면서 자랑한 영화를 보자고 옥신각신하게 되거든요. 옥신각신하면서 서로 설레는 기분을 망쳐서 속상한 마음만 남아있는데 아내가 영화를 기습제안했습니다.


댐즐


왠지 재밌을 것 같다면서 아내가 제안했는데 아이들이 얼른 동의하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동의한 이유는 진짜로 재밌을 것 같은 판타지 영화이기도 하고요. 서로 다투다가 시간이 지나버리면 영화를 못 보고 잘 까봐 '얼른 동의'를

한 것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왕정시대의 고풍스럽고 우아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화면구성과 달리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미 결말까지 권선징악으로 예상이 되는 영화, 한정된 공간에서 주인공의 감정변화로 영화를 끝까지 이끌 것만 같은 뻔한 느낌에 저의 마음속에는 '망작'의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진행과정을 알면서도 나라의 국운을 핑계로 공주를 설득시켜 이웃나라에 정략결혼시키는 부왕, 그런 걸 느낌으로 알면서도 나라를 위한다면서 기꺼이 순종하는 공주, 그로 인해 생긴 상황을 혈혈단신으로 감당하는 공주와 거대 괴물..



공주가 상당한 힘으로 버텨도 목숨이 달랑달랑한 상황에 부왕이 모든 것을 뉘우치고 사투를 벌이는 공주를 구하러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부왕은 괴물에게 당합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끝으로요.



그런 상황이 진행되자 두 딸이 울었습니다.


"아빠가 죽었다."
"아빠가 거짓말해서 딸이 죽을뻔했네. 나빴다."

두 딸은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면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큰아들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영화를 보고 있었고요. 계속 훌쩍거리는 두 딸들에게 '좀 조용히 해!'라면서 엉뚱하게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한마디-
아빠가 죽었다. 아빠가 거짓말해서 딸이 죽을뻔했네.

그렇게 감정표현하는 두 딸들을 보면서 드는 제 느낌은요.


덩달아 느낀 저의 한마디-
그래도 부족한 아빠와 살면서도 '아빠라는 존재'자체를 애틋하게 생각하고 지내는 딸들이 너무 예쁘다.


아빠가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우는 두 딸들의 마음씨가 너무 예뻤습니다. 아빠가 딸에게 거짓말했다고 나쁘다고 하면서도 아빠가 죽었다고 슬퍼했습니다.  '아빠'라는 존재에 대해 애틋하게 여기며 상황에 감정이입하는 두 딸들의 행동과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아빠로서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도 더 하게 되었습니다. 큰아들이 시종일관 무표정하게 보며 두 딸들이 울면서 훌쩍거릴 때는 계속 핀잔을 주는 모습에 피식 웃었습니다. 사춘기 터널을 들어가더니 은근히 무심한 남자 녀석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공주가 여전사로 극적변신하여 전개되는 상황이 충분히 예상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영화를 통해 두 딸들의 이쁜 마음을 알게 되어서 나름대로 행복한 영화였습니다.  상세한 줄거리 전개 설명과 소개는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영화 포스트

출처: 네이트 뉴스에서 발췌, 인용했음.





충분히 예상되는 영화라는 실망감이 감동으로 바뀐 영화입니다.

판타지 영화이지만 너무 애니메이션스럽고 이야기전개가 시작하자마자 예상되어서 다소 실망스러울 거라는 마음이 가득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전개되는 상황을 통해 두 딸들의 속마음을 알게 해 준 '눈물'을 또 한 번 느끼면서 이 영화도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가정 안에서 '아빠의 변화'를 더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하게 해 준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다른 영화를 또 보게 해 준 영화입니다. 

'어디서 본 듯한 여배우'라면서 영화정보를 찾아보다가 '밀리 바비 브라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배우가 나온 재미없을 거 같아서 중지했던 영화 ' 에놀라 홈즈"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아이들은 그 영화에 친근감을 가지면서 아주 재밌게 보는 신기한 일도 일어났습니다. 아이들도 영화를 보고 나서 인상 깊은 배우에 대해서는 필모그래피를 찾아서 이어서 보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저만의 버릇이 아이들에게 전달된 것입니다.



아내 말에 의하면 '이런 행동 모두 당신이 만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런 문화를 만들었네요. 저는 영화, 노래, 책들을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보기를 즐기는 편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반드시 변화해야 하는 아빠'를 가슴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성장과정에서 아빠에 대해 안 좋은 기억, 상처가 많은 딸이 성장하여 상처를 극복하면서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많은 분들을 접하게 됩니다. 지나가버린 과거 속의 '아빠'가 될 저도 두 딸들과 아들에게 '그런 아빠'가 되고 싶지 않아서 '지금 변화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지금 아빠라는 존재'가 아이들에게 '절대군주 같은 무서운 아빠'에서 '조금 애틋한 아빠'로 바뀐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반드시 변화해야 하는 아빠'를 가슴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성장과정에서 아빠에 대해 안 좋은 기억, 상처가 많은 딸이 성장하여 상처를 극복하면서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많은 분들을 접하게 됩니다. 지나가버린 과거 속의 '아빠'가 될 저도 두 딸들과 아들에게 '그런 아빠'가 되고 싶지 않아서 '지금 변화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지금 아빠라는 존재'가 아이들에게 '절대군주 같은 무서운 아빠'에서 '조금 애틋한 아빠'로 바뀐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는 저에게 그렇게 느낄 시간을 만들어줬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묻지 않아도 아이들 속마음을 더 알 수 있는 시간이어서 참 좋습니다. 이렇게 마음먹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제가 계속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모든 분들 덕분입니다.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미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출처:사진: UnsplashMonika Bor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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