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영화를 보다 보면 다양한 장르를 보는 것을 즐깁니다. 그런 모습이 좋습니다. 하나의 장르를 깊게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는 다양한 국가, 장르를 섭렵하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홍콩, 중국 영화를 찾아봤습니다.
국적과 성향에 대한 이슈에 의미를 두지 않고 보았습니다. 그 중에 눈길을 끄는 영화가 '주성치'의 영화입니다. 그의 영화의 특성은 리얼하지 않고 과장된 액션씬, 다른 영화의 베스트신을 차용한 오마주장면, 늘 직접 주연배우로 나와서 극적요소를 더해주는 영화, 극도로 웃긴 와중에 진지하고 감동적인 장면들을 혼합해서 슬픔을 은근슬쩍 넘어가는 전개방법들이 매력이긴 합니다.
아이들은 영화의 내용보다는 영화 포스터 그림때문에 재미있을거라는 기대감에 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홍콩영화 '쿵푸 허슬'입니다.
사실 아내와 제가 극찬한 '주성치'영화의 매력 덕분에 보게 된 셈입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걱정요소도 존재했습니다. 주연급 여자배우가 남편을 두들겨 패거나, 늘 입에 담배를 물고 대화하는 장면 등은 우리 아이들에게 '노담' '사랑하는 부부'를 강조하며 가르치는 부분에서는 다소 난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장면은 하나의 요소로 넘기고 특이하게 생긴 멘션에 모여 살며 다양한 삶이 함께 어우러져 분주하게 사는 삶을 보면서 아이들은 한마디 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살아? 오우... 정신없어"
"저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도 그렇게 살 수도 있다. 지금 우리는 좋은 기회로 이렇게 사는 거야!!"
그렇게 특이한 마을멘션에 모여사는 사람들, 각 사람들끼리 얽힌 삶의 스토리 때문에 바람 잘날 없는 날들, 이권다툼과 힘겨루기 때문에 위태로운 그들의 삶 속에 사용되는 다양한 무술, 상상을 더한 필살기등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긴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권을 앞세운 사람들이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장면에서 아이들이 분노하면서 소리쳤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되지!!!"
"저러면 안 되는 거지!!"
그렇게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는 굉장히 흐뭇했습니다. 다양한 권력다툼, 폭력, 흡연, 비아냥거리는 말들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은 재미요소로 넘기는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약한 자에게 윽박지르고 협박을 하는 것을 보고 '옳지 못하다고' 말하는 삼남매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아이들이 느끼고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도 한 번도 넘치게 부자였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고급 승용차를 타거나 고급 브랜드를 맘껏 살 정도로 사는 삶이 되어 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다른 집들처럼 여차하면 해외여행을 하고 원하는 고급 브랜드 옷들을 사서 입을 만큼 여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가난한 집은 아니라고 설명해줍니다. 엄마 아빠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하고요.
그러면서 꼭 강조하는 것은 '누군가를 비아냥거리거나 함부로 대하지 말라'라고 가르칩니다. 진짜 우리집보다 더 부족해 보이는 친구들도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그런 것들을 잘 기억하고 있는가 봅니다. 영화 속의 한 장면이지만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장면에서' '가난한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건 아니지!'라는 말을 하는 아이들이 대견했습니다.
영화가 종반부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정의의 편으로 돌아선 주인공이 정신 차리고 모든 상황을 평정하면서 마을멘션은 마을 주민들이 원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상상을 더한 다양한 무술 대결을 떠나서 아이들이 했던 말이 머릿속에 진하게 남아서 행복한 영화 감상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 한마디- "가난한 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되지!!!"
아이들 말을 듣고 느낀 제 마음속 한마디입니다.
아이들 말에 덩달아 느낀 것 - 그래. 약한 자를 함부로 대하는 것은 옳지 않아! 그런 것을 아는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아이들 마음을 알고나서 삼남매가 기특했습니다.
출처:위키백과에서 인용
아이들과 다양한 영화를 보는 것은 꿈을 만들어 줍니다.
다양한 국가 영화를 통해 다른 나라들의 문화, 언어, 음식들에 대해 경계심보다는 호기심을 가지고 발을 디디는 용기를 내기 위해서 그렇게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영화를 즐기다 보니 새로운 재미를 느끼는 것들도 참 많습니다. 아이들이 '딤섬'을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 대만을 다녀온 큰아들은 '딤섬'을 숟가락에 담아서 즙을 살짝 먹고 음미하다가 한입에 넣어서 즐기는 등 풍미를 즐기기도 합니다. 초3 막내딸은 태국식 '소고기 쌀국수'를 한 그릇 다 먹는 것을 즐깁니다. 다양한 국가 영화를 보다 보니 아이들이 조금씩 각자에 맞는 나라, 음식, 문화를 즐기기도 합니다. 종종 이런 말을 덧붙이면서요. " 아빠! 우리는 해외여행 언제 가요? 그 나라 가서 먹고 싶어요!"
아이들이 여전히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마음을 가져서 흐뭇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복잡하게 어울려 살아가는 것을 툴툴거리면서 우리는 저렇게 못 살겠다는 말에 '버럭'화를 내면서 '우리도 저렇게 살 수도 있다. 엄마 아빠가 최선을 다해서 너희가 불편하게 지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모르는 일이야!'라고 하긴 했지만요. 그러면서도 '가난한 자, 약자를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삼 남매의 아름다운 마음을 알게 돼서 참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 말을 포착하는 맛이 대단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이들 속마음을 아는 것도 '괜찮은 아빠 되기'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듣는 '한마디'는 더 수월하게 아이들 마음을 알 수 있어서 늘 짜릿합니다. 이번에 '아이들 말 번역' '영화를 보며 아이들 속마음 알기' 두 가지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아이들 마음을 입체적으로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아이들 말을 마치 책 속에 있는 글자로만 느껴졌던 것같은데 이런 프로젝트를 하면서 아이들 말이 입체적으로 느껴지고 속마음이 덩달아 느껴지는 귀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이렇게 되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기도 합니다. 코끼리 발톱만 만지고 살다가 이제서야 코끼리의 몸 구석구석을 알아가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도 아이들을 조금 더 알아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시고 느껴주셔서 미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덧붙여서:
읽어주시는 흔적만으로도 저는 보시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에 '온유하고 좋은 아빠'가 되려는 좀 더 노력을 계속 하게 됩니다. 영화 스토리를 상세하게 적지 않는 것은 영화 소개가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 마음을 알아가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떠 먹는 '스푼'같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