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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유로비전~파이어 사가'는요. +7

노랑 참외맛

아이들과 호러, 추리, 코미디, 액션활극등등 버라이어티한 영화들을 보다보니 갑자기 훈훈한 영화를 보고 싶어 졌습니다. 어떤 분의 책을 통해서 덴마크의 '휘게'라는 문화를 알게 되었고 그런 문화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훈훈함이 묻어있는 영화를 찾아서 함께 보면서 맛있는 간식을 함께 나누고 싶어진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런 생각 때문인지 유럽사람들의 감성을 살린 영화를 찾다가 아이들과 합의해서 선택한 영화였습니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화이어 사가 스토리!!


희망사항이었지만 예상 없던 아이슬란드 대표로 송 콘테스트에 출전한 작곡작사가와 싱어가 전부인 팀이 수많은 우여곡절과 오해를 겪는 평론가들의 분류상 B급 코미디영화입니다.



노래영화라는 느낌을 가지고 아이들과 뮤지컬 같은 영화 한 편을 즐기겠다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아이슬란드 문화, 온 가족이 따뜻한 공간에 둘러앉아 대화를 하고 깔깔거리는 장면에서 제가 원하는 모습들이어서 저는 "우리도 각자 생활을 하지만 저렇게 모이고 먹고 대화하며 지내자!! 얼마나 좋니?"라면서 은근 만족스러운 마음을 드러내놓기도 했습니다.



여자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이 작은 오해로 팀이 와해될 위기가 오고 급기야 남자주인공은 송 콘테스트 장소를 떠나서 집으로 가버리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이 한 마디 던졌습니다

 

아이들 한마디-
아이고! 그러면 안 되지!! 여자 말을 믿어야지! 아무 일 없었다면 믿어줘야지! 큰 일을 앞두고 저렇게 망치고 떠나면 어떡해!!!!
덩달아 느낀 저의 한마디-
아이들은 대단하다. 남자가 넓은 마음으로 여자를 신뢰해야 한다는 인생진리를 벌써 안단 말이야? 대단하다!!


저는 아이들이 '인생의 진리'를 알고 사는 것에 대해서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느낀 것은 '창피함'이었습니다.



먼저 아이들이 남녀사이에 '신뢰'라는 것을 바탕으로 지내야 한다는 '진리'를 알고 있고 그것을 잊고 살면 안 된다는 것을 스스로 강조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제가 창피했던 것은 바로 그 모습이 저의 예전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이들의 기특함과는 비교될 만큼 저는 초라했습니다. 무슨 일을 계획해서 실행 5분 전에 제가 서운하거나 소위 삐진 마음이 들면 그 일들이 망쳐지든 말든 그냥 중단햤습니다. 아내는 삼 남매를 준비시키고 기저귀 가방을 손에 쥐고 신발을 신으려고 하다가 '취소'라고 선언하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드러누워버리는 남편 때문에 혼자 숨죽여 울었던 날이 많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명하고 사과하는건 아내 몫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아기라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아내의 마음속에는 다트가 찍혔다가 뽑힌 자리처럼 그대로 상처로 마음에 남있습니다. 늘 내 기분중심으로 가족을 좌지우지했던터라 아내는 양가어른들에게나 아는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하는 시간이 몇 년 동안 이어졌었습니다.



지금도 아내가 "그때 왜 그랬어요?"라고 물을 때마다 "그러게요. 정말 미쳤었나 봐요. 어떻게 부끄러운지 모르고 그런 행동들을 했을까요?"라면서 저도 갸우뚱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남자 주인공이 마음을 바꿀때까지 얼굴이 화끈거리고 마음의 찔림때문에 아이들 뒤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성숙한 마음을 알게 되어서 만족스럽고, '휘게'문화의 모델을 아이들과 함께 봐서 좋았지만 저의 옹졸했던 과거의 모습을 직면하는 시간이라서 정말 고통스럽기도 했던 영화였습니다.


출처:나무위키에서 발췌, 인용

이 영화를 보면서 나름대로 눈물 나도록 마음을 울렸던 영화 속 O.S.T링크도 공유해 봅니다.


https://youtu.be/BT9 T0 IrmYDs? feature=shared

출처:유튜브 molly sanden에서 인용함.


아이들은 제가 기특하게 여기는지도 모르고 거의 'sing 1,2' 나 '위대한 쇼맨'수준으로 재밌었다고 했습니다. B급 감성 코미디라는 평론가분들의 평과 달리 우리 삼 남매 평가단은 엄지 척하면서 이런 영화는 또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유럽감성을 표현한 영화도 즐겨보는 것을 보면서 너무 좋았습니다.




영화를 통해 저의 옹졸했던 과거를 다시 떠올려서 난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다행이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어떤 행동을 했고 그로 인해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해서 뼈저리게 느끼는 영화감상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 속마음과 성품을 알게 되어 또 흐뭇했지만 예전에는 잘못인지 모르고 한 행동들이 크게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색다른 재미를 찾았습니다.

다소 엉뚱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O.S.T도 전부 좋았고 유럽감성을 연기한 것도 좋았습니다. 영화의 갈등요소가 풀려나가는 방법도 좋았고요. 그렇지만 저의 생각 속에 남은 명장면은 영화 중간에 여자 주인공이 아직도 요정을 믿는 것으로 나오는데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 언덕 저 멀리서 요정(실제 요정 모습은 나오지 않습니다.)이 살짝 도와주고 조그만 문을 '탁'하고 닫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영화 중간에 예상 못한 '깨알재미'가 숨겨져 있어서 엄청 재밌었습니다.



아이들과 국적, 장르불문하고 영화 보는 것이 매우 행복합니다.

저번에도 느낀 것이지만 삼 남매는 세상사는 진리를 벌써 웬만큼 알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19금 영화 속 잔인하고 피비린내 나고 음란한 영화만 아니면 함께 즐기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영화 보고 팝콘 먹는 시간이 즐겁다고 합니다. 다양한 국가, 장르를 골고루 보자고 직접 말하기도 해서 정말 즐겁습니다.



아이들 말을 번역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하고요. 아이들과 영화를 보면서 무심코 내뱉는 말들을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상태나 성품들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시간이 제게는 '인생 공부'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두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저는 많은 것을 느끼고 고쳐가고 있습니다. 매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힘은 단 하나입니다.



제 부족한 글, 반성문 같은 글, 창피하지만 저의 인생실수를 드러내는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도 해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저는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읽어주심에 대해 미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덧붙여서: 영화를 주제로 삼지만 제대로된 스토리를 적지 않고 영화보다는 제 느낌들을 적는 것은 영화를 통해 아이들 마음알기에 집중하고 있어서입니다. 물론 제가 흡입력좋은 영화평론글을 쓸 정도도 아니기도 하고요. 영화를 매개로해서 아이들 마음을 좀 더 알아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음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출처: https://unsplash.com/ko/@alekskh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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