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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은요. +5

노랑 참외맛

이제는 "우리 영화 볼까?"라는 말에 뭘 볼까라면서 주춤거리는 사이 아내가 영화를 추천하는 날도 있습니다. 추천한 영화가 조금 진지한 영화라서 살짝 고민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괜찮겠나?"라고 물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꼬맹이 남자애가 주인공이라서 아이들은 친근했는가 봅니다.



아이들과 영화 보면서 느낀 것을 적다 보니 감사한 것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가족 모두가 함께 볼 영화를 고르고 감상하기, 저녁식사 후 간식 먹으면서 잠깐 하루 일상과 감사나누기, 그 두 가지가 우리 가정의 '함께 하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어서 제일 큰 감사입니다.



그런 마음을 느끼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시작과 함께 영화의 시대적 배경, 주인공 남자애의 가정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다소 진지했는데 다들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은 독일장교가정의 아이였으며 유태인과 관련된 영화였습니다. 다소 거리감 있는 역사면서 실제로 있었을법한 내용이기에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하거나 재미를 즐길 수 있을까 점점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내용중에 주인공과 누나가 가정교사로부터 심각하게 왜곡된 역사를 배우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 장면을 보다가 아이들이 화를 냈습니다.


아이들의 한마디-
"저렇게 왜곡된 역사를 배우면 안 되지!!"
"와아!! 저건 아니다."

아이들은 역사를 잘 모릅니다. 다만 다양한 나라들의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 만든 전쟁영화들을 본 덕분인지 독일군과 유태인의 관계에 대해 기억나는 것이 있었나 봅니다. '왜곡된 역사 교육'은 틀린 것이라면서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기특했습니다.


아빠가 덩달아 느낀 한마디-
그래. 역사는 바르게 알 필요가 있다. 올바른 역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지킬 필요도 있고. 역사를 올바르게 알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고맙다. "


그런 마음을 느끼면서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영화가 종반부로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진지한 영화인데 의외로 마무리가 "이것이 결론이다."라고 콕 집어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극의 흐름상 결말을 감상자들의 몫으로 남긴 감독의 의도에 다른 영회보다 진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보고 나니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저는 아이들이 한 말을 듣고 느낀 감정과 그것과 별도로 제가 혼자 느낀 것 때문에 아이들 뒤에서 소리 없이 울었던 영화였습니다.



아이들 뒤에서 영화를 봐서 다행이었습니다. 좋은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늘 꼬맹이일 거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제대로 된 역사교육에 대해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런 것을 느껴서인지 좋은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출처:나무위키에서 발췌, 인용





아이들이 올바른 역사, 역사교육에 대해 확고해서 제일 뿌듯했습니다.

올바르지 못한 역사를 가르치는 영화장면을 보면서 화를 내는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역사에 대해서 올바르게 알고 싶어 하고, 왜곡된 역사를 알도록 가르치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느낄 정도로 아이들이 컸다는 것도 대견했습니다.



영화를 통해 저는 또 반성했습니다.

영화에서 사실 아빠이자 남편이 선택한 결정에 의해 이사하고 그 이후 아빠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고통을 겪으며 시간이 흘러서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아빠의 독단적인 선택이 잘못이었음을 후회했을 것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을 보면서 크게 반성했습니다.


'집안의 가장이라고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인공 아빠 모습이 저의 과거와 비슷했습니다. 그것이 잘못인 것을 몰랐고요. 그런 결정과 추진이 저를 뺀 가족 모두가 얼마나 힘들지에 대해서 전혀 예상 못하고 지낸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결정하고 진행하면 실패할 수도 있어요."라는 아내 말을 듣지 않고 추진하다가 진짜 실패한 일도 많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결정에 대한 감당을 묵묵히 참고 견뎌준 아내 덕분에 '가정을 가진 남자가 독단적인 것은 고통만 남는다.'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영화 속 아빠를 보면서 진짜 마음속으로 울었고 영화의 결론에 가서도 마음으로 엉엉 울었습니다. 반성의 눈물인 것입니다.



아이들이 여전히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주인공이 철책 안의 아이와 첫 만남 이후 아이를 챙기면서 친해지고요. 급기야 손을 꽉 잡고 우정을 나누는 결말을 보면서 '친구와 한 몸처럼 우정을 나누는 것'을 보면서 흐뭇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했습니다. 진정한 사랑을 나눌 줄 알고 제대로 된 우정을 나누는 것을 지향하는 아이들이 기특했습니다.


영화를 함께 보면서 아이들이 무심코 내뱉는 말을 통해서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엄청 재밌습니다. 영화는 두레박일 뿐이고 아이들 마음 깊은 우물에서 퍼올리는 속마음은 정말 아름답고 이쁩니다. 그런 속마음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과 살고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이런 과정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저의 여정을 읽어주시고 격려의 댓글도 더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오늘도 미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덧붙여서:

영화의 줄거리는 가능하면 올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본 영화를 통해 색다르게 알게 된 아이들 속마음과 제 느낌을 전하는 게 그 목적을 두고 있어서요. 넓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출처:사진: Unsplash의 Sticker M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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