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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Dec 07. 2020

조직문화 생각 #5

존중

존중은 '의식적'으로


우리는 자신이 존중받기를 원합니다.


아무도 자신이 천대받기를 원하거나, 누가 나를 좀 홀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 남을 대할 때에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회사니까, 업무니까, 상사니까, 선배니까, 나이가 많으니까 본인이 더 존중받아야 하고 상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위와 아래를 어느정도라도 나눌 수 있는 문화라면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서열이 존재하는 관계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여기서 서열이 위인 사람과 서열이 아래인 사람이 의견이 서로 충돌하는 과정을 살펴보죠. 서열이 위인 사람이 본인의 의견을 피력합니다. 서열이 아래인 사람도 똑같이 본인의 의견을 내세우죠. 어떠한 의견이 맞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이 둘은 서로의 의견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열이 위인 사람은 답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췌 본인의 말은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자기의 주장만 하는 서열도 낮은 저 사람이 답답합니다. 서열이 아래인 사람도 마찬가지죠. 서열이 위인 사람은 주장을 하는 가운데에 그 답답함을 표출합니다. 표출하는 강도는 어떻게 되었든 상관없습니다. 이런 표출은 서열이 아래인 사람에게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본인 주장의 강도를 낮추게 되죠.


이건 본능에 가까운 문제입니다.


두 사람이 서로의 관계를 정확히 직시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죠. 서열이 위인 사람은 자연스럽게 본인의 서열을 이용하면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 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쉽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인지하지 않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죠. 두 사람의 충돌이 길어질수록, 서열이 위인 사람은 그 서열을 이용하려 합니다.


자신이 상대보다 서열이 위라고 상대에게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둘의 관계에서 서열이 위인 사람만이 아래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행동들. 의견조율과정에서 일어나는 그러한 모든 행동들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됩니다. 상대를 설득하지 못해서 결국 내 서열을 이용해서 상대가 본인의 주장을 더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본인과 그 사람의 관계가 정 반대였다면 애초에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방법일겁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서열을 이용해서 상대에게 감정적인 언행을 했다면,



최악중의 최악이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는 이런 행동들을 쉽게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어디를 가나 서열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나이를 중요시 하는 우리나라의 문화는 다른 문화권 보다 조금 더 특수성이 있다고 할 수도 있겠죠.


서열은 존재하고 상대를 설득하는 시간들은 제한되어있습니다. 우리는 특정 시간 내에 어떠한 결정을 해야만 합니다. 상대가 설득되지 않더라도 의사결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속한 사회의 거의 모든 제도는 ‘존중’을 온전히 지킬 수 없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이 ‘존중’을 의식적으로 지켜내려고 하지 않으면 정말로 실천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존중’이죠. 존중은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의식적으로 실천해야하고, 꾸준이 자신이 상대를 존중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아야 합니다. 오늘의 언행 중 어떠한 것이 그것을 해칠 만한 것이 있었는지 항상 확인해야 합니다.



 돌을 던진사람은 잊어도, 맞은 사람은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존중해야할까요?


 '서로 존중해야합니다.' 라는 것은 그저 당연히 옳은 명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직문화에서 상호존중은 왜 필요한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오류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 주장, 내 결정은 모두 온전히 옳은 것들이 아닙니다. 다른 이들의 주장이 더 올바른 것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예전엔 옳았던 명제들이 오늘날에는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을 일방적으로 내세우면서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내 의견을 내세우게되면, 상대는 본인의 주장을 감추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상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게 되고, 내 주장의 오류를 발견하기 어려워지죠.다양한 의견을 교환하지 못하는 것 만큼 조직에서 불행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나는 그런사람 아니니까, 편하게 이야기 해’


저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가장 의심합니다. 본인이 그런사람이 아니라는 평가는 어디서 들은 것일까요? 본인이 내린 것 아닐까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의식적’으로 실천해야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항상 본인이 잘못한 것은 없을까 되돌아보는 사람이 저런 말을 하지는 않았겠죠.


 우리 조직은 너무 조용해.

 아무도 ‘No’라고 이야기 하지 않아.

 

이 고민을 리더가 하고 있다면, 본인이 조직원들을 정말로 존중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때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상대도 어쩔 수 없습니다.

 

돌을 던진 사람은 잊어도, 맞은 사람은 잊을 수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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