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유월, 새해의 다짐을 돌아보며

여유당(與猶堂)과 알아차림

by Juan Lee

월화수목금토일이라는 다채로운 이름이 있음에도,
그저 ‘일' 하는 날과 안하는 날로 무감하게 구분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다 6월 달력을 넘기며 문득, “벌써?” 하고 흠칫 놀라죠.
“올해의 반이 갔네…”라는 상투적인 탄식이 곧, “그럼 올해 시작은 뭐였더라?”로 이어집니다.


습관 처럼 해마다 ‘새해 다짐’을 세워왔습니다.
나름 골똘히 생각해서 쥐어짜낸 결과물인데 작년 다이어리에 써있는 새해 다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을때의 허탈함. 방금 세웠는데 어딘가 낡은 계획들. 외국어, 운동, 가족, 승진


그러다 2024년부터는 다짐의 결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무엇을 성취하겠다는 목표보다,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조용히 글로 남겼습니다.

2024년의 1월 15일

조심스럽고 공경스러운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겠다는 여유당(與猶堂)의 마음가짐.

“올바르게 산다는 건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열심히 사는 동력만으로 감아낼 수 없는,

항시 살얼음을 걷듯 섬세하게 딛여가야하는 여정이 너무나 한량없어 지칠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한번의 햇볕으로 언 눈이 녹지 않듯,

일보 전진 이보 후퇴의 마음으로 막연한 기대로 올해를 보내보려고 합니다.


2025년의 2월20일

내가 마주하는 순간순간을 알아차리고,

내 자아의 변화를 알아차리며,

모든 사람이 나와 연결된 큰 나무임을 알아차립니다.


올해도 저는 "벌써 유월?" 이라며 화들짝,

일상에 파묻었던 고개를 들어보지만,

저 다짐들이 낯설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출근하면서, 일하다가 잠깐, 지하철에서, 횡단보도에 서서, 운전하면서, 글을 쓰면서

일상의 틈이 벌어질 때마다 떠올리려고 했거든요. 그리고 작은 실천들도요.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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