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류의 가장 편안한 스승
중국정부가 ‘티베트의 평화적 해방’이라는 미명하에 중앙아시아 서북쪽 티베트(Tibet 西藏Xizang)를 1951년 5월 무력으로 점령하고 티베트자치 지역을 세울 때 상당수의 티베트사람들은 그들의 정신적∙정치적 지도자 14대 달라이 라마(Dalai Lama)를 쫓아 히말라야 산을 넘어 인도의 다람샤라(Dharamsala)로 탈출, 망명정부를 세우고 60년이 넘도록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300만 명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달라이 라마는 1935년 7월 6일생으로 88세의 노익장이지만 아직도 정신적 지도자로서 우리의 곁에서 격려와 조언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해월] 나비야! <달라이 라마>가 누구인지 알아?
[나비] 어렴풋이 듣긴 했는데 좀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선대 달라이 라마( ཏཱ་ལའི་བླ་མ་)의 죽은 영혼의 환생이라 하던데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선생님?
[해월] 잘 들었네! 우선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불교 가장 큰 종파인 게룩 (Gelug, ‘노란 모자’라고도 함)의 최고지도자를 뜻하는 말이고 직책이기도 해. “위대한 지도자” “소중한 정복자”라는 뜻을 지닌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인들을 대표하는 상징이라고 보면 돼. 전임자가 사망하면 게룩의 고승들은 곧 차기 달라이 라마를 찾아 나서는데 종파 내 현자(賢者)들이 지목하면서 전임 달라이 라마의 영혼이 차대 인간에게 환생한 것으로 여겨지는 어린아이를 찾게 되지. 어떻게 발견하는지는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을 테고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어. 그렇게 찾아낸 아이는 티베트정부에서 달라이 라마라는 직책을 전수하여 전적으로 티베트인을 이끄는 불교의 가치와 전통을 이어나가는 지도자 교육을 받게 된다고 해.
[나비] 그럼 지금이 14대라니까 현재의 달라이 라마는 과거 13명의 능력까지 모두 이어받아 가지고 태어난 초능력 지도자겠네요?
[해월] 흠! 어디 보자! 지금의 달라이 라마는 85년 전 시골농부의 16 자제 중 텐진 그얏소 (Tenzin Gyatso)란 이름을 가진 아이였는데 두 살 때 차기 달라이 라마로 선택되었고, 4살 때 정식 14대 달라이 라마로 인정받았지. 정식 지도자자격을 갖기 시작한 것은 그가 15살 때인 1950년이고 중국의 침략으로 독립을 잃게 되면서 1959년 폭동이 일어나자 인디아로 망명을 떠났던 거야. 그 후 세계인들에게 티베트의 독립을 호소하면서 티베트망명정부를 이끌어 오고 있는데 1989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세인의 관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 분이야. 초능력까진 몰라도 우리들 평인과는 다른 차원의 혜안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겠지.
[나비] 최근에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팬데믹을 대처하는 마음가짐을 얘기해 주셨다면서요?
[해월] 너는 귀가 밝구나! 맞아! 지난 61년 동안이나 망명생활을 하면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도자로서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영감을 고취시켜 주고 있는데, 최근에 롤링 스톤(Rolling Stone)지 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당황하지 말고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라” 는 말씀을 주셨지.
그는 “현제 확대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매우 심각하고 슬픔 그 자체이며 두려운 상대이지만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면서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 의사, 전문가들에게 감사한다”라고 말했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극복할 수 없는 문제라면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지 않냐”고도했지.
[나비]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말씀이네요. 어떻게 걱정을 안 할 수 있을까요?
[해월] 그 질문에 그는 “파괴적 감정을 이기고 긍정적 생각을 개발하는 훈련을 쌓을 필요가 있다” 면서, “파괴적 감성은 증오, 울분, 공포와 같이 이성이 아니라 감성에 기초하기 때문에 조정이 힘들지만 열정, 열성, 이타주의 같은 긍정적 감정은 이성적 생각이기 때문에 명상을 통해 훈련이 가능하다”라고 하셨지. 보이는 것, 들리는 것을 무시하고 인간의 뇌에서 지시하는 대로 마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거야.
[나비] 노래를 취입도 하셨다면서요?
[해월] 그의 85세 생일에 맞춰 11개의 곡에 그의 목소리가 수록된 <Inner World> (內世)라는 음반을 처음으로 출반 하였는데, 그의 음악세계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좋은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움직여 행복해지면서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하지. 음악에 대한 나의 주안점은 70억 인간들의 안녕을 바라면서 내 몸과 목소리 그리고 마음을 그들에게 바치는 이타주의의 발현”이라고 말했어. 자신의 모든 것을 다른 이들을 위해 제공하는 정신적, 종교적 지도자로서 손색없는 사고력을 지녔다고 봐야겠지.
그는 또 “이타주의를 실천하게 되면 나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이기주의 자체도 완성시키는 것”이라면서 “이타주의 실천은 내면의 평화를 가져오는데도 매우 중요하고 유익한 방안”이라고 했어.
[나비] 차기 달라이 라마가 여성일 수도 있다 하셨다면서요?
[해월] 꼭 그렇다기보다 “다음에 티베트를 위한 15대 달라이 라마가 출현할 것 같으냐”라는 질문에 그는 “그것은 티베트인들이 결정할 문제지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 일이야. 혹시 알아? 여자가 될지?” 하면서 특유의 미소를 지었어. 난 이 양반이 현대인의 가장 편안한 스승이라고 생각해.
* 달라이 라마는 2021년 3월 6일 그의 인디아 망명지 다람샤라의 한 병원을 방문, 아스트라제네카 社 제품 백신인 CoviShield 1차 접종을 마치면서, 모두가 백신접종을 하도록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