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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적현실주의 Mar 13. 2022

천일동안 시들지 않는 장미

워커홀릭의 육아 이야기

천일동안 시들지 않는 장미


둘째가 우리 집에 찾아오고 가장의 무게가

내 어깨를 짓눌렀다.


신입 연수 때 강사님이 나에게 결혼 전에 설레었냐고 물었을 때 나는 바로 네라고 대답하지 못했다.


나뿐만 아니라 책임감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그러리라 생각한다. 기대보다는 각오가 필요한 것이 결혼이니까.


마냥 설레기만 하면 로맨틱한 게 아니라 철이 없는 거니까.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문득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 미안해졌다. 기쁨보다 무게가, 책임감이 더 컸다는 사실이..


그래서 아내와 뱃속의 아이에게 줄 선물을 찾는데 이것이 눈에 들어왔다.



전혀 과대광고가 아니었던 것이 내일모레면 아들이 태어난 지 천일이 되는데도 아직 살아있다.



오늘은 새로운 도전을 해봤다.


"같은 공간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기"


아들은 레고를 하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독서를 하고.. 이걸 성공시키고 이 내용으로 포스팅을 하려고 했었는데 이 사진을 찍자마자 실패했다.


"아빠 놈아 나한테 집중해라"


마치 이러는 것처럼..




아이들을 부모에게 늘 본인의 지분을 요구하는 것 같다.


낳았으면 너 인생 누릴생각하지 말고 책임지라고, 나한테 집중하라고..


아이들은 왜 부모와 함께하고 싶어 할까?


그건 아마도 그 시기의 부모의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알기에, 꼭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남는 시간이 얼마나 귀중한지 본능적으로 알기에 그런 게 아닐까?


퇴직을 앞둔 시간이 많은 아버지와 놀아주기 싫어하는 것도 그 시간이 그렇게 귀하지 않다는 것을,


유아기 때는 그토록 자기 시간만 챙겼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기억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고는 한다.


놀아줄 때 같이 놀자.


다 알아 나중에 안 놀아 줄 거라는 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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