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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적현실주의 Mar 12. 2022

나는 폰이나 쳐다보고 있었다

워커홀릭의 육아 이야기


가끔씩 아이들이 알아서 잘 놀 때가 있다.


더 이상 낮잠을 자지 않는 나이이기에 이 시간이 찾아오면 어떻게든 개인 시간을 가지려 했었다.


그런데 클레이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냥 옆에 있어주고 싶었다.


아니라고 정정해줘도 발음이 안 되는 건지 우릴 놀리는 건지 자꾸 '클레인'이라고 말하는 아들과 딸 옆에서



딸을 키우다 아들을 키우다 보니 화내는 순간이 많았고 절대 소리를 지르지 않겠다는 약속이 무너지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존재 자체로 사랑해주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우리가 아이를 사랑하는 건 본능에 충실한 꾸밈없는 웃음과 엉뚱함 때문일 거다.


그리고 아이들도 본능 따라 행동하는 모습을 사랑해줬던걸 알 거다.


그런데 본능 따라 행동할 때마다 혼이 날 때 무슨 생각을 할까?


50% 이상의 주식을 가지면 기업을 지배할 수 있는데.. 적어도 자연스러운 행동의 절반 이상을 사랑해줘야 할 텐데 난 그러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그냥 옆에서 머물며 그 이유를 알았다.


아이들이 본능에 충실해 천사처럼 예쁘게 놀고 있을 때 난 폰이나 쳐다보고 있었다.


이렇게 또 하나를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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