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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적현실주의 Mar 14. 2022

다시 태어나도 이 인생을 살 건가요?

워커홀릭의 육아 이야기


다시 태어나도 이 인생을 살 건가요?


누군가 이 질문을 나에게 한다면


"Yes"라고 섣불리 말할 자신이 없었다.


현재의 인생에 만족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지나온 고생을 반복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다.


키 작고 까맣고 못생기고 가난하다고

조롱받던 그 생활을


해충과 함께 벗 삼아 살던 그 생활을

수많은 전신마취와 수술을


여러 번의 수험생활과 군생활을

또 하라고 한다면 도무지 엄두가 안 났으니까.


그런데 아침에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보면서

다시 태어나도 이 삶을 살고 싶었다.


나는 사랑받는 게 참 어색했다.


초등(국민) 학교 첫 시험을 올백을 받던 누나와 다르게 나는 구구단도 못 외워 나머지 공부를 했고 얼마나 별로였으면 전학을 갈 때 친구들이 기뻐서 박수를 쳐주던 존재였다.


그래서 아내를 만났을 때 참 신기했다.

나를 사랑해주는 것이 참 신기했다.

누가 들으면 웃겠지만 정말 그랬다.


지금 아이들이 나에게 단지 아빠라는 이유로

아빠라 불러주고 찾아주고 사랑해주는 모습을 보자면..


이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기꺼이 그 고통을 감내하리라 다짐하게 된다.


부모의 삶은 자신의 젊음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라고 했던가..


기꺼이 내 인생을 나눠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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