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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적현실주의 Mar 24. 2022

신도시와 학군지 사이


신도시와 학군지 사이


소위 말하는 금수저가 아니라면 이 둘 중에 끊임없이 갈등하게 된다.


학군지 신축을 들어갈만한 재력가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깔끔한 신도시(신축)와 나와 나이 차이가 그다지 많지 않은 학군지 구축 사이에서 고뇌하게 된다.


첫째와 둘째가 모두 신도시 신축에서 태어났는지라 갈아타기를 할 때 고민이 많았다.


처가가 있기도 하고 위신선 호재도 기대되는 위례 단지를 고민하다 학업에 한이 맺힌 난 결국 학군지 구축으로 이사를 했는데..


처가에 갈 때마다 쾌적한 환경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부럽고 그러지 못한 우리 아이들에게 내심 미안했다.  


그래서 겸사겸사 추석에 처가에 가는 김에 위례 광장에 킥보드 출장(?)을 떠나기로 했는데 이미 우리 동네에 적응한 건지 정신 승리인 건지 예전처럼 엄청 부럽진 않았다.



아내가 두 아이를 끌고 가는 사진을 찍어놓으니 내가 무언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지만.. 내 손에는 저녁에 파티용으로 쓸 한우가 가득 담겨있었다..라고 변명을 해본다.

(그리고 아내가 나보다 운전을 잘하니까..)


킥보드를 탈 때까지는 신도시가 딱히 부럽진 않았는데 저녁 산책을 해보니 역시 삶의 쾌적함은 신도시를 따라갈 수 없겠구나 싶었다.


내가 다 걱정되던 위례의 상권도 나름 자리를 잡아간다. 할아버지를 참 잘 따르는 손자.
달을 보러 나왔으나 색깔이 변하는 다리를 더 좋아했다.
다리를 보러 왔으나 다리에 붙어 있는 거미줄을 더 좋아했다.

산책을 하면서 내가 노후를 보낸다면 위례에서는 창곡천 뷰의 래미안 위례가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층은 한 15층 정도?


세상은 넓고 돌아이는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세상은 넓고 살기 좋은 곳은 많다.


카메라로 달을 찍으며 느낀 건 역시 그 어떤 렌즈도 인간의 눈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거다. 그래서 눈으로 본 그 느낌을 캡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미가 뭐라고 "할아버지 거미예요"를 외치는 순수함도 지나가는 여성 분마다 할머니라고 외쳐서 날 당황스럽게 만드는 엉뚱함도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을 테니까..


모든 것이 다 한 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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