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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적현실주의 Mar 26. 2022

아빠 일어나 결혼해야지

아빠 일어나 결혼해야지


"누구랑?"


(기대 중)

.........


"엄마랑"


음.. 딸의 질문에 난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


보통 한 번쯤은 아빠랑 결혼한다고 하던데 딸은 언제나 남동생과 결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일어나 결혼식을 준비해둔 내 방에 와보니 손수 그린 축하 그림이 걸려있었다.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아내를 위해 몇 시간 휴가를 쓰고 육아의 포션을 늘렸는데 덕분에 이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간신히 로봇을 만들었는데 이거 아빠가 만들어준 거라고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기쁘면서도 미안했다.


솔직히 안 만들면 계속 칭얼거릴 것 같아 억지로 만든 건데.. 이런 형식적인 헌신에도 진심으로 기뻐하니 몸 둘 바를 몰랐다.


DISC로 보나 MBTI로 보나 나는 육아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캐릭터다.


그런데 핸디캡을 기억하면

그건 더 이상 핸디캡이 아니라고 했다.


재능이 없다면 노력을 갈아 넣으면 된다.

적어도 마음은 전달될 테니까.


이제 3일간의 휴일이 시작된다.

인내심이 고갈되기 충분한 시간이지만..


크레센도 같은 행복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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