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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적현실주의 Mar 26. 2022

기쁠 줄 알았는데 화가 났다

철없는 아이

기쁠 줄 알았는데 화가 났다


화장실 청소를 하는데 이 말이 계속 내 귓가에 맴돌았다.


필사의 코로나 격리를 자유의 몸이 된 지 둘째 날..


3일간은 조심하라기에 집에서도 KF94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잘 놀다 온 딸은 고열이 나기 시작했고 아내는 패닉에 빠졌고 나도 당혹스러웠다.


저녁 책 보는 걸 스킵하고 양치만 하고 자려는데 누나가 양치하는 걸 본 아들이 철없게 책을 먼저 보겠다며 투정을 부렸다.


(아들아.. 제발 그만해..)


그만하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고 온갖 협박도 안 통하니 눈치 없이 하고 싶은걸 다 하려는 아이에게 화가 났다.


대체 왜 이렇게 철이 없지?


그런데.. 그런데.. 원래 내가 바라던 게 아이는 아이답게 자라는 거, 애늙은이로 안 크는 거, 철이 너무 일찍 들지 않는 거 아니었나?


나는 또 이렇게 생각과 행동이,

말과 행동이 따로 놀고 있었다.


바라던 대로 철없이, 아이답게 자라고 있는데 난 왜 기쁜 게 아니라 화가 났을까?


육아는 내 안에서 울부짖는 이기심이라는 몬스터와의 끝없는 전투가 아닐까 싶다.


투자도 그렇지만 단기간에 열매 맺는 건 어디에도 없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기다려야 한다.

또 바보처럼 후회하지 않으려면.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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