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 집은 부자기도 하고 가난하기도 해?"
느닷없는 아들의 질문에 순간 당황을 했다.
(얘가 대체 갑자기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거지!?)
미국 나이로 4살,
한국 나이로 고작 6살에 이런 질문이라니..
근 몇 달을 역전세 쓰나미로 고생을 하며
제발 우리 집 전세 좀 나가게 해 달라고
매일 기도를 하던 우리의 모습이 생소해서였을까?
먹고 싶은 건 그냥 마음껏 먹던 우리가
두 번 세 번 고민하며 그냥 안 먹기로 하는
모습이 생소해서였을까?
나답지 않게 비싸다는 말을 하기 시작해서였을까?
엄마에게 질문을 하는 아들을 멀리서 지켜보는데 아내가 안되겠다 싶었는지 아들에게 말했다.
"아빠한테 물어봐"
(본능적으로 나약한 모습을 절대 보이면 안되겠다는 필이 왔다.)
"음.. 우리 집은 부자야. 통계적으로, 객관적으로 부자야. 아빠 엄마 나이에 비해 부자야"
"(안심한 표정을 지으며) 아빠 우리 부자야???"
세상에는 두 종류의 부자가 있어
하나는 정말 부자
그리고 또 하나는 마음의 부자
우리는 부자기도 하고 마음의 부자기도 해
~에 집도 있고 ~에도 있고..
아빠 엄마는 10년 전부터 부자였어
돌잔치 때 돈을 집은 딸과 달리
마이크를 집은 아들은 돈에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덧 커버린 아들이 대견하기도 하면서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면 사는 대로 오르던 시기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풍요롭게 살다
유례없는 긴축을 하고 있는 지금이지만
상황에 연연하지 않는
진짜 부자의 의연함을
아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다.
언젠가 내 아들이 자라서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때 아빠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티가 하나도 안 난 거지?"
by 이상적현실주의
- 인생을 바꾸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