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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두영 Mar 09. 2021

몰입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무기

[데일리 루틴 프로젝트 033] 업무 몰입 루틴

업무에 집중하는 의식이 있다는 건 업무성과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는 중요 업무 중 하나인 강의를 위해 꾸준히 루틴을 지킨다. 보통 내 강의는 2시간 정도의 특강이고, 출간한 책에 관한 주제가 주를 이룬다. 짧은 강의이니만큼 에너지 집중이 필요하다. 그래서 강의가 있을 때면 평소보다 컨디션 관리에 더 신경을 쓴다. 강의 전날에는 되도록 일찍 잔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스트레칭을 빠뜨리지 않는다. 강의 당일에는 다른 활동에 집중하기가 여간해서는 쉽지 않다. 강의가 오후나 저녁이라도 다른 일이 쉬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왜냐하면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더라도 온 신경이 강의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나만 이렇게 예민한지도 모른다.

막상 강의 시간이 다가오면 몇 시간 전부터 구체적인 나만의 루틴을 작동하기 시작한다. 우선 2시간 전에는 《성경》의 잠언 1~3장을 영어로 읽으며 입을 푼다. 강의하면서 발음이 꼬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생각보다 도움이 된다. 그리고 늦어도 1시간 전에는 강의장에 도착한다.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예측 못 한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함도 있다. 이 루틴 덕분에 갑자기 강의장이 변경되는 등 곤란할 뻔한 상황을 모면한 적이 몇 번 있다. 미리 강의 현장에 도착하면 좋은 점이 많다. 담당자와 명함을 교환하며 회사나 학습자에 대한 주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는데, 강의를 하는 데 꽤 참고될 때가 많다. 

강의장에 도착하면 먼저 노트북을 설치하고 연결이 매끄러운지, 동영상이 잘 구동되는지 살핀다. 그리고 학습자가 앉게 될 맨 뒷좌석에 앉아서 화면이 잘 보이는지, 동영상 음향은 적당한지 확인한다. 강의장 온도가 적절한지도 꼭 챙긴다. 강의장 온도가 높으면 학습자가 졸 수도 있고 강사는 땀이 나서 강의에 집중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의장 온도는 겨울에는 20도 내외가 적당하며, 여름에는 25도를 넘지 않도록 확인한다. 어느 정도 강의 준비가 완료됐다 싶으면 강의 시작 10여 분 전쯤에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며 옷맵시를 확인하고 입도 푼다. 그리고 짧은 기도와 함께 모든 준비를 마친다. 준비가 잘될수록 자신감이 커진다. 자신감은 준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강의 전 루틴이 매끄럽게 이뤄진 후 연단에 서면 강의에 부드럽게 빠져든다. 하지만 가끔 이 루틴이 원활하지 않을 때가 있다. 강의 전 고객사 담당자나 임원과 식사나 미팅을 할 때가 그런 경우다. 오후 1시부터 강의인데 그 전에 점심을 먹는 것이다. 감사한 마음에 거절하지는 않지만, 강의 전에는 솔직히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식사하며 대화를 하다 보면 금세 1시가 다 되기 때문이다. 노트북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동영상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식사 내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서 식사는 미리 서둘러서 하며 미팅은 강의 후에 하는 것으로 양해를 구한다. 

루틴을 건너뛰고 강의 시간이 다 돼 강단에 서면 편치 않다. 그 여파가 강의에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그래서 안정적인 강의 시작과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강의 도입 부분은 장표와 멘트를 항상 통일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그야말로 안전장치일 뿐 최상의 컨디션일 수는 없다. 특강은 시간이 짧기 때문에 강의 도입에서 페이스를 놓치면 그것을 만회할 시간과 기회가 부족하다.

강의 도중에 지키는 루틴도 있다. 강의 내내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뇐다. “학습자는 나보다 똑똑하다. 나도 틀릴 수 있다. 최대한 즐기자.”그리고 마이크는 왼손에, 레이저 포인터는 오른손에 들고 강의를 한다. 포인터는 현장에서 마련해주더라도 내가 늘 쓰던 걸 활용한다. 강의장과 청중은 늘 바뀌기 때문에 낯설어 편치 않더라도 사용하던 익숙한 포인터를 쥐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의 안정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강의는 예정된 시간을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제아무리 좋은 내용의 강의라 할지라도 시간을 초과해서 듣는 걸 좋아하는 학습자는 드물기 때문이다.

강의를 마친 후에는 이전 모습대로 모든 걸 원위치 시키고 강의장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강의 당일 사진과 함께 강의에 대한 간단한 소회를 블로그 등 SNS에 올린다. 또 급한 업무가 있지 않은 이상 그날은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서점이나 영화관을 가는 등 수고한 나에게 보상하는 걸 잊지 않는다. 미국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존 애덤스도 낮에는 작곡으로 시간을 보낸 후 저녁에는 작업에서 완전히 벗어나, 멋진 요리를 준비하고 책을 읽거나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본다.

이렇게 강의 전부터 강의가 끝난 후까지 일련의 루틴을 일정하게 지킨다. 다른 업무를 할 때도 이런 루틴은 비슷하다. 나만의 업무 루틴은 최고의 몸 상태와 안정적인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리고 좋은 컨디션으로 굴곡 없이 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업무 루틴을 지속 보완해 가면서 그야말로 나만의 노하우이자 핵심 성공 요인으로 만들어 간다. 최적화된 업무 루틴은 업무 몰입을 높이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무기다.


허두영 컨설턴트(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위 내용은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의 일부 내용을 발췌,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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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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