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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두영 Mar 12. 2021

성공 가능성을 289% 높이는 메모 루틴

[데일리 루틴 프로젝트 036] 메로 루틴

“밭이 넓었고, 밭두둑 가에 감나무가 심겨 있었던 듯하다. 가난한 중국 선비는 농사로 생계를 이었다. 김을 매면서도 생각이 자꾸 이어졌다. 잡초를 뽑다가 악을 제거하는 마음공부의 한 자락을 깨닫고, 거름을 주다가 선을 북돋우는 방법을 떠올렸다. 호미로 돌멩이를 뽑아 내던지다가 며칠째 맴돌던 구절이 문득 이해되었다. 메모해야겠는데 그곳은 밭이었고, 가난해 종이도 없었다. 생각 끝에 그는 아예 밭 가운데 작은 항아리를 묻었다. 감잎을 따서 넣어두고 붓과 벼루도 함께 놓아두었다. 김을 매다 짧게 깨달음이 지나가면 항아리 근처에 다다를 때까지 생각을 다듬어 감잎에 적어 항아리 속에 넣어두었다.”

정민 교수의 《책벌레와 메모광》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일화다. 예나 지금이나 메모에 대해 열정적인 사람이 있다. 강의하면서 만난 한 정부 기관의 서기관과 메모의 중요성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대화 도중 그는 자신의 메모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샤워하다가 번뜩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샤워 중에도 곧바로 뛰쳐나와 메모한 적도 있다고 했다. 또 20대부터 읽은 책을 모두 요약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렇게 메모한 자료를 직원 대상으로 강의할 때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그는 기관 내에서 후배들에게는 존경받는 선배로, 업무에서는 창의적인 리더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대구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고영일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18/06/20180619355329.html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메모광이 많다. 메모 습관을 지닌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성공할 가능성이 289% 더 높았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랜들 벨이 5,000명을 대상으로 습관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다. 성공한 사람 중에는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에 대해서 편집증적으로 메모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노르웨이 소설가 크누트 함순은 늘 침대 옆에 연필과 종이를 놓아두었는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불을 켜지도 않고 어둠 속에서 곧바로 생각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는 평상시 그의 루틴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어둠 속에서 쓴 글을 읽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였다.

크누트 함순

헝가리 수학자 에르되시 팔은 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냅킨에 수학기호를 끄적이며 수학에 대한 연구를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광적으로 집착한 연구 덕에 그래프 이론, 수론 등에서 방대한 업적을 남기며 20세기 가장 위대한 수학자로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미국 16대 대통령인 링컨은 모자 안에 필기구와 종이를 늘 가지고 다녔고, 음악가 슈베르트는 틈틈이 흰 와이셔츠에 떠오르는 악상을 메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복음주의 신학자 조너선 에드워드는 떠오르는 영감을 기억해 두려고 옷의 특정 부분에 종이를 핀으로 꽂아 두었다. 며칠간 여행을 다녀오면 그의 옷은 작은 종잇조각으로 뒤덮여 있을 때가 많았다고 한다. 

빅토르 위고 (사진출처: 위키백과)

《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항상 작은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지체 없이 메모했다. 위고의 세 자식 중 훗날 작가가 된 샤를은 아버지를 이렇게 회상했다. “아버지는 ‘잠을 잘 잤다.’라거나 ‘마실 것 좀 가져오너라.’라는 말까지는 아니어도 지극히 사소한 아이디어라도 입에 올리면 곧바로 수첩을 꺼내 방금 말한 것을 기록했다. 어떤 것도 그냥 흘려보내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글로 옮겨졌다… 아버지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우리는 그 말이 고스란히 책에 쓰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저명한 철학자 니체, 칸트부터 스티브 잡스까지 메모광은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지금은 메모하기 위해 앞서 중국 선비처럼 밭에 항아리를 묻어두지 않아도 되고 번거롭게 종이와 펜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메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로 자료를 저장할 수 있다. 메모 루틴을 실천하자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자신에게 맞는 메모 도구를 찾아 활용할 수 있는 편한 세상이다.

갈수록 넘쳐나는 정보와 세상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나만의 정보 저수지와 아이디어 보물창고를 만들어야 한다. 정약용은 “둔한 붓이 총명함을 이긴다(鈍筆勝聰, 둔필승총).”라고 했다. 천재란 애초에 없다. 기록과 연습이 천재를 만든다. 천재는 꾸준히 루틴을 실천한 사람일 뿐이다. 


허두영 컨설턴트(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위 내용은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의 일부 내용을 발췌,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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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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