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성경] 33화, 악을 허락하신 하나님, 그 악으로 선을 빚으신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선한 이가 병으로 쓰러지고, 악한 자는 잘만 산다. 전쟁은 멈출 기미가 없고, 거짓이 진실을 밀어낸다. 사람들은 묻는다. "하나님이 정말 전능하시다면, 왜 이런 악을 그대로 두시는가?"
이 질문은 신앙의 오래된 난제이자, 무신론자들이 가장 즐겨 꺼내 드는 칼날이다. 악이 존재한다면, 선한 하나님은 모순처럼 보인다. 그러나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은 악의 창시자가 아니시지만, 악을 통제하시는 섭리자이시다. 이 차이를 이해할 때, 악의 문제는 신의 부재가 아닌, 신의 깊은 사랑으로 번역되기 시작한다.
하나님은 인간을 로봇으로 만들지 않으셨다. 그분은 '사랑할 수 있는 존재'로 인간을 창조하셨다. 그런데 사랑에는 함정이 있다. 사랑은 강요될 수 없다는 것. 사랑은 반드시 자유를 전제로 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셨다. 그 순간, 악의 가능성도 함께 열렸다. 하나님은 통제보다 신뢰를, 강제보다 사랑을 택하셨다. 악은 하나님의 실패가 아니라, 사랑의 가능성이 열린 불가피한 결과였다. 억지로 순종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유롭게 사랑을 선택하는 존재로 자라길 원하셨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악을 그대로 두실까? 그분은 악을 없애지 않으시지만, 그 악을 통해 더 큰 선을 이뤄내신다.
요셉은 형들의 시기심 때문에 노예로 팔려 갔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많은 사람을 살리셨나이다."(창 50:20)
하나님은 악을 허용하시되, 그 악이 결국 선을 이루는 재료가 되게 하신다. 악이 스스로 유용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들려 유용해진 것이다. 그분은 악을 제거하는 힘보다, 악을 다스려 선으로 바꾸는 사랑의 지혜를 택하신다. 이것이 진정한 전능이다.
십자가는 그 진리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인류가 저지른 가장 큰 악이 바로 구원의 시작이었다. 의인이 불의하게 고발당하고, 창조주가 피조물의 손에 죽임당한 사건. 십자가는 악의 절정에서 선의 절정이 폭발한 자리였다.
하나님은 그 악을 멀리서 심판하지 않으시고, 직접 그 한복판으로 들어오셨다. 악을 없애는 대신, 그 악을 품으셨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사 53:5)
십자가는 악이 승리한 사건이 아니라, 사랑이 악을 흡수한 사건이었다. 악이 깊을수록 구원은 더 깊어졌고, 악이 어두웠기에 은혜는 더 빛났다. 악이 없었다면, 구속사도 없었을 것이다. 악이 있었기에 사랑은 피 흘리며 실체가 되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한다. "그가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갚지 아니하셨으니."(시 103:10) 하나님은 죄의 논리로 움직이지 않으신다. 그분은 심판보다 기다림을 택하신다.
"주의 약속은 더딘 것이 아니라,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회개하기를 기다리심이라."(벧후 3:9) 하나님의 침묵은 무능이 아니라 인내다. 지연된 정의는 포기된 정의가 아니라, 완성 중인 사랑이다. 악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악을 이기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직 사랑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빛은 어둠이 있을 때만 빛으로 드러난다. 악이 없었다면, 선은 단지 개념이었을 것이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롬 5:20)
악은 선의 반대가 아니라, 선의 깊이를 드러내는 배경이다. 하나님은 악을 허락하심으로써 인간이 선의 가치를 배우게 하시고, 그 선을 선택하는 존재로 자라게 하신다. 악은 하나님의 선을 가리는 장벽이 아니라, 그 선의 광휘를 돋보이게 하는 어둠의 캔버스다.
하나님은 악을 방치하지 않으신다. 그분은 악을 없애는 능력보다, 악을 선으로 바꾸는 사랑을 택하신다. 십자가가 그 증거다. 악의 절정에서 선의 절정이 피어났다.
세상의 악은 신의 부재가 아니라, 사랑의 지연이다. 전능의 본질은 통제의 힘이 아니라, 구속의 사랑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오늘도 악의 한복판에서 사랑으로 일하신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이렇게 증언하실 것이다.
"악은 마지막 단어가 아니었다. 사랑이 마지막 단어였다."
허두영 작가
현) 인천성산교회 안수집사, 청년부 교사
현) 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 요즘것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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