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성경] 70화, 누구나 헷갈리는 구원, 4단계로 이해하기
'구원'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교인은 없다. 하지만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구원받았다'고 말하면서도, 무엇에서, 어떻게 구원받았는지 모른다. 성경의 '구원'은 헬라어 '소테리아'로, '건져냄, 보호, 치유, 회복'을 뜻한다. 원래는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위험에서 외부의 도움으로 구조되는 상태를 말한다. 즉, 구원은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힘으로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헤엄쳐 나온 게 아니라, 누군가 나를 끌어올린 것이다.
문제는 이 단어가 성경에서 한 가지 의미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황과 맥락에 따라 전쟁에서의 구원, 질병의 구원, 죄 사함의 구원, 부활의 구원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하나의 단어가 여러 모습으로 쓰이니, 오해는 피할 수 없다. 어떤 이는 병 낫는 것을, 어떤 이는 죄 사함을, 또 어떤 이는 부활의 영광을 '구원'이라 부른다. 그러다 보니 구원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교리와 교파가 갈라졌다.
하지만 성경에서 구원은 크게 네 가지로 쓰인다. 삶의 구원(육적), 영혼 구원, 성화 구원, 영화 구원.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복음은 쉽게 율법주의나 감정적 신앙으로 왜곡된다.
첫째, 육적 구원이다.
지금 여기, 내 삶에서 일어나는 구원이다. 병이 낫고, 위험에서 벗어나고, 재난 속에서 살아남는 것.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사자 굴에서 나온 다니엘, 풍랑을 잠잠케 하신 예수님. "의인은 고난이 많으나 여호와께서 그 모든 고난에서 건지신다."(시 34:19) 육적 구원은 하나님이 지금도 살아 계시다는 증거다.
둘째, 영혼 구원이다.
죄 사함과 영생의 구원이다. "너희가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엡 2:8) 이 구원은 내 결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다. 십자가의 피로 죄가 지워지고, 죄인이 의인으로 선언된다.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마 1:21) 이 구원은 단 한 번, 완전하게 일어난다. 한 번 시작된 은혜는 절대 취소되지 않는다.
셋째, 성화 구원이다.
받은 구원을 삶에서 펼쳐가는 과정이다.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2:12) 여기서 '이루라'는 다시 얻으라는 뜻이 아니다. 이미 받은 구원을 내 삶에서 드러내라는 말이다. 성화는 하나님이 우리를 키우시는 시간이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 우리를 양육하시되, 경건하게 살게 하시며…"(딛 2:11~12) 성화는 구원의 증거이자 열매다.
넷째, 영화 구원이다.
구원의 완성이다.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고, 썩을 것이 썩지 아니함을 입으리라."(고전 15:53) 이 구원은 부활 후 천국에서 누리는 영광, 완전히 거룩해진 상태다.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으니… 그가 우리의 낮은 몸을 자기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하게 하시리라."(빌 3:20~21) 영화 구원은 우리가 최종적으로 도달할 곳이다.
사람들이 구원에 대해 가장 헷갈려하는 10가지 질문은 이 네 가지 구원을 구분하지 못해서 생긴다. 이제 하나씩 풀어보자.
① 구원은 한 번 받으면 영원한가?
→ 영혼 구원은 단 한 번, 그리고 영원하다. "내가 그들에게 영생을 주노니 결코 멸망하지 아니하리라."(요 10:28) 하지만 성화 구원은 계속 진행 중이다. 구원은 한 번의 사건이면서 동시에 평생의 여정이다. 신분은 확정됐지만, 성품은 자라는 중이다.
② 구원받았는데 죄를 지으면 지옥 가나요?
→ 영혼 구원은 잃어버릴 수 없다. "그 누구도 내 손에서 빼앗을 수 없느니라."(요 10:29) 하지만 죄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끊는다. 신분은 그대로지만, 교제는 깨어진다. 회개는 구원을 다시 얻는 게 아니라 관계를 회복하는 문이다.
③ 믿음만 있으면 행위는 필요 없나요?
→ 행위는 구원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약 2:26) 믿음이 진짜라면 반드시 행동으로 나타난다. 행위는 구원을 사는 값이 아니라, 구원받은 사람의 증명서다.
④ 성화되지 않으면 구원받지 못한 건가요?
→ 성화는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 증거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확신하노라."(빌 1:6) 성화는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과정이며, 완전한 성화는 영화 구원 때 이뤄진다.
⑤ 구원을 잃을 수도 있나요?
→ 한 번 구원받으면 잃을 수 없다. 구원은 하나님이 시작하셨고, 하나님이 지키신다.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롬 11:29) 다만 구원의 확신은 믿음과 순종 속에서 유지된다. 은혜는 공짜지만, 관계는 살아 움직인다.
⑥ 고난에서 구원받는 것도 구원인가요?
→ 맞다. 이게 바로 육적 구원이다. 하나님은 지금 여기, 내 삶에도 개입하신다.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출 14:13) 육적 구원은 영혼 구원의 미리보기다. 이 땅에서의 건짐은 하늘 구원의 예고편이다.
⑦ 구원은 내가 선택한 건가요, 하나님이 택하신 건가요?
→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선택이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였노라."(요 15:16) 우리의 믿음은 하나님이 먼저 택하신 결과다. 믿음은 인간의 의지가 아니라 성령의 선물이다.(빌 1:29)
⑧ 죽기 직전 회개해도 구원받을 수 있나요?
→ 그렇다. 구원은 행위의 양이 아니라 믿음의 진심에 달려 있다. 십자가 옆 강도는 마지막 한마디로 천국에 들어갔다.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
⑨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라?
→ 성화 구원이다. 빌립보서 2장 12절은 많은 사람이 영혼 구원으로 잘못 안다. "하나님이 너희 안에서 행하사 그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 2:13) 성화는 내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 은혜에 대한 자발적 반응이다.
⑩ 천국에 가면 완전해지나요?
→ 영화 구원이다. "우리의 낮은 몸을 자기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하게 하시리라."(빌 3:21) 그날 우리는 죄의 흔적조차 없는 존재가 된다. 영화 구원은 영혼 구원의 완성이자 성화의 마지막 열매다.
구원은 인간이 하나님께 올라가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려오신 사건이다. 구원은 내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힘이다. 우리는 스스로 구원할 수 없다.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려고 직접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셨다. 구원자는 오직 한 분이다. "나 외에는 구원자가 없느니라."(사 43:11)
육적 구원은 삶에서 경험하는 은혜, 영혼 구원은 죄에서 풀려나는 은혜, 성화 구원은 닮아가는 은혜, 영화 구원은 하나님과 하나 되는 은혜다. 하나님은 구원을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내지 않고, 평생의 여정으로 펼치셨다. 이 네 가지 구원을 이해하면, 성경 속 '구원'이라는 단어가 각기 다른 자리에서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살아난다.
구원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아는 일이다. 구원은 하나님의 성품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소테리아'는 내가 노력해서 얻는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신 사건이다. 우리를 건지시고, 고치시고, 다시 세우시는 그 모든 과정 속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 주권과 자비가 동시에 흐른다. 그래서 구원의 개념을 바로 세우는 것은 곧 하나님을 바로 알고, 구원의 확신 속에 사는 길이다.
구원은 관계다. 한때 우리를 끌어올리신 그 손이 지금도 우리를 이끌고 계신다. 우리가 믿음을 지켜내는 게 아니라, 그분이 우리를 붙들고 완성해 가신다. 그 확신이 곧 신학의 끝이자, 신앙의 시작이다. 구원을 제대로 아는 순간, 우리는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을 바로 아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진짜 구원의 확신 안에 서게 된다.
허두영 작가
현) 인천성산교회 안수집사, 청년부 교사
현) 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 요즘것들연구소 소장
인천성산교회 홈페이지: http://isung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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