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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빗 May 08. 2016

단둘이 떠나기

대한민국 두아이 아빠되기

"아니거든!"

획! 토라지는 5세여아.
기분맞춰주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결국 비장의 무기를 써야죠.

냠냠! 하트도너츠에 미소가 씩~

엄마라면 꿈도 못 꿀 일이지요.


벌써 세번째네요, 딸아이와 단둘이 여행은.
아빠랑 가면 군것질을 할 수 있단걸 아이도 알아요~

딸아이는 도너츠때문에 따라 나섰지만, 아빠는 둘만의 여행길이 설렙니다.


사실 여행은 저의 큰 취미입니다.
스무살 상경 후,  틈만나면 시내버스여행을 떠나곤 했드랬죠.

노선을 정하고, 종점에서 종점까지 타고 돌아보는 거죠.

시내 버스가 처음보는 동네로 들어 서면,  낯설게 이어지는 창밖은, 긴 여행과 다를바 없었죠.


가깝던 멀던, 일상에서 한걸음만 비켜서서 바라보는것.


제가 생각하는 여행은 멀리 있지 않거든요.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잠시라도 낯선곳으로 가는일이 참 어렵더군요.

이제 둘이 여행도 갈만큼 건강히 자란 큰아이.

너가 여행의 재미를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또 짐을 챙겨봅니다.




아이와 떠나는 여행에 몇가지 기억할게 있어요!

1. 컨텐츠가 있어야됩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은 금새 지루해 하죠, 특히 아빠는 엄마보다 금새 얘기꺼리가 떨어지거든요~
스마트폰이나 패드보다는 색칠놀이나 작은 장난감이 좋아요. 단순히 보여주기보다는 같이 놀아줄 수 있죠.

심심한 이동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색칠놀이 삼매경인 딸래미



2. 아이를 고려한 동선을 짜세요.
아이는 금방 지치죠. 피곤하면 밥도 잘 안먹고, 잠도 재우기 힘들더군요. 자칫 무리해서 좋은 추억의 시간을 망칠 수 있어요.

이동도 자가운전보다는 기차나 시외버스 등을 이용해보세요. 눈을 맞추며 함께 갈 수 있어요.
일정은 1박2일 정도가 좋아요, 잘 땐 아직 엄마를 찾더라구요. 그건 어쩔수 없는것같어요. 이해하고 달래주세요.


3. 절대, 절대! 화내지 마세요.
아이는 일단 말을 안듣는 겁니다.
물론 무조건 다 들어줄순 없겠죠, 이거 하나만 더 먹고 끝내는 거야! 여기까지만 보구 일어나는거야! 이렇게 끝을 정해주는게 좋아요, 다음 일정에 쫒겨 아이를 혼내거나 윽박지르면 서로가 힘들어져요~
저를 포함한 아빠들에게 어려운 일 중 하나죠.



재우려 읽은 동화책을 덥으니 귓속말을 해주네요.

앞번엔 아빠에게 미안하대요,

둘째 장남감을 큰애가 뺏어서 제가 혼내킨 일이 있었죠, 한참 울었던 기억이 났나봐요.

동생을 잘 돌보지 못해서 미안하다 하네요.


사실 제가 더 미안한데 말이죠.

둘째가 생긴 후로 큰애에게 더 엄했던 것 같아서요.

아픈 둘째 때문에, 큰애를 너무 빨리 어른으로 만들까 항상 걱정입니다.

큰애도 아직 아이인데 말이죠..



여행을 통해 얻는 가장 큰 수확은, 아이와 속마음을 나누는 것 입니다.



"아빠효과" 라고도 합니다.

육아에서 아빠만 할 수 있는 역할들 말이죠.

엄마가 모르는 아빠효과 - 김영훈 소아청소년과 박사


아이는 아빠에게 의지하고 편안함을 얻는것 같아요.

꼭 잘 하지 않아도, 지지해주는 아빠가 있다는 걸 알게 될 때 말이죠.

아이와 여행과 같은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아빠효과'가 만들어 지는 거겠죠. 아빠와 아이가 서로를 이해해갈테니까요.



아이와 단둘이 여행은, 아빠 스스로에게도 중요해요.

가정을 꾸리고, 너무도 당연하게 가장이란 이름을 부여받죠. 이 모든게, 아빠에겐 때론 무조건적인 책임과 의무로만 느껴질때도 있어요.

저 역시 남편이라는 역할과 함께, 아빠라는 역할이 갑자기 다가왔었죠. 부족한 저에겐 알게모르게 심적 부담이 있었답니다. 


그런 저에게 가장 큰 위안은, 빛나는 딸아이였어요. (제 눈엔 말이죠~)

아마 어떤 아빠에게나 비슷할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가 크면 클수록 엄마와의 시간이 많고, 아빠와는 데면데면해지는 경우가 많죠. 어느새 아빠와는 서먹해지곤 한답니다. 원하든 원치않든 아빠의 숙명인것 마냥 받아들이는 모습이 큰 상실감으로 다가온다고 하네요.


결국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건, 아이에게도, 아빠 자신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란거죠. 





"엄마!"

돌아와 문을 열자, 가장 먼저 달려가 안깁니다.

사실 아빠와 아이의 여행에 최대 수혜자는 엄마이지요.(^^;)


매일 부데끼면 사랑하는 아이라도 마찰이 잦아집니다.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므로 서로의 소중함을 아는 계기가 되기도 하구요. 아빠가 해줄 수 있는 큰 역할같네요.


다음 여행엔 조금 더 자라, 한뼘더 큰 세상을 볼 수 있겠죠?

아빠도 더 알찬 여행계획을 세워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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