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직도...
기독교 고전 교육이라는 단어는 참 무겁다.
'기독교'라는 말도, '고전'이라는 말도.
그 둘이 만나면 더더욱 그렇다.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순간부터 고리타분하다.
이 교육이 얼마나 탁월한지 알고 있다.
단순히 오래된 철학이나 이상을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깊이 이해하고, 사고하고, 말하고, 살도록 훈련하는 교육이다.
그 자체로 하나의 삶의 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이 교육을 소개하고 싶었다.
현장의 교사로서, 또 교육을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단 한 사람이라도 이 방향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몇 해 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두 대형교회 관계자들에게 이 교육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공청회 형식의 발표였고, 나는 설렘과 떨림 사이에서 이 교육의 철학과 구조를 풀어냈다.
그들은 한국에서 교육, 비즈니스등 리더의 자리에 있는 분들이었다.
첫 반응은,
“정말 훌륭합니다. 놀라운 교육이에요.”였다.
그러나 곧이어 들려온 말들은 현실의 무게를 되새기게 했다.
“한국에서 가능한 모델일까요?”
“지금 시스템으로는, 너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누구도 교육의 철학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것이 ‘현실’이 되기에는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고 느꼈다.
재정, 인력, 문화, 사회 구조…
하나하나가 작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나는 이 교육의 씨앗을 한국에 뿌리내리기 위해 애써온 한 교장선생님과 함께 10년을 넘는 시간을 걸어왔다.
도와주고, 배우고, 함께 고민하며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도 이 교육은 아직 '비현실적'이라는 시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서 교사와 행정가로 살아가면서도, 그 ‘이상’은 실제로 현실과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가끔, 아니 자주 묻게 된다.
나는 이 무거운 짐을 어디까지 지고 갈 수 있을까?
왜 나는 기독교 고전 교육자가 되려 하는 걸까?
이 길을 계속 고수할 이유가 정말 있는 걸까?
나는 솔직히, 요즘 이 교육을 계속 붙들고 있어야 하는지 회의가 들기도 한다.
현실의 복잡함 앞에서, 마음은 점점 무거워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더 깊이 묻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 길을 떠나지 못하는가?
그 질문은 다시 내 안의 첫 마음으로 나를 이끈다.
처음 내가 이 교육을 만났을 때의 떨림,
그 안에 담긴 진리와 질서의 아름다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가는 그 고전적 여정의 힘.
나는 여전히 사람을 온전히 세우는 교육을 믿고 싶다.
지식만이 아니라, 사고하는 힘과 말하는 품격,
그리고 살아가는 중심을 세우는 교육.
그래서 나는 다시 써보려 한다.
나는 왜 기독교 고전 교육자가 되려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나의 진심을,
흔들리고 있는 내 마음을 붙드는 고백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