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The Love of God

by 데이빛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전까지는 찬송가는 나에게 너무도 길고 지루한 노래였다. 혹시 5절까지 있는, 거기다가 느린 템포의 찬송가라면 시작 하기도 전에 질려버렸다. 혹 시간이 없다고 다 부르지 않고 몇 절만 부를 때에는 왠지 모를 평안함 이 몰려 오곤 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모태신앙 ('못 된 신앙' 혹 '못 해 신앙') 에서 벗어난 후의 나에게 다가온 찬송가 가사는 근래에 만들어진 찬양들과는 차원이 다른 진하디 진한 사골육수와 같은 가사들이었다.


그 시적인 표현들은 어떻게 이런 가사들이 써질까 하고 감탄사가 나오기도 하고 가끔은 이런 표현은 어떻게 번안을 했을까 라는 궁금증도 들기도 했다.


하루는 찬송가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의 3절 가사를 부르며 '맞아 맞아' 하며 감탄하고 있었을 때였다.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 다 기록할 수 없겠네
하나님의 크신 사랑 그 어찌 다 쓸까
저 하늘 높이 쌓아도 채우지 못하리


이 표현을 한 번 상상해 보자. 정말 하늘을 종이 삼고 바다를 잉크 삼아서 그 사랑을 기록할 수 없을까?

바다 물방울이 얼마나 많은데… 하늘이 얼마나 넓은데…

하지만 이 표현이 아무리 시적이고 과장된 표현일 지라도 정말 이 표현대로 하나님의 사랑은 결코 다 쓸 수 없다는 것이 나에게 이해가 되는 그 감격이란…


그렇게 감탄하고 있을 때 문득 궁금했다. 과연 이 가사의 영어 가사는 어떨까?

두루마리나 먹물은 한국적 표현인데 영어에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해서 검색에 들어갔다.

Could we with ink the ocean fill,
And were the skies of parchment made,
Were every stalk on earth a quill,
And every man a scribe by trade,


우선 주요 단어들의 은유적 표현들을 짚고 넘어가자면

Ink(잉크); Ocean(바다)

Sky(하늘); Parchment(양피지)

Stalk(줄기); Quill(새의 깃)

Everymen (모든 사람); Scribe(필기)


이 표현들을 쭉 나열하자면 그 옛날 성경의 사본을 만든 필사자들이 그려진다.

그들이 종이 대신 사용했던 양피지, 펜 대신 사용했던 새의 깃, 그리고 성경에 서기관이라고 표현하는 Scriber 의 Scribe까지 모두 동일하다.


그런데 이 찬송가의 영어 가사를 찾다가 또 우연찮게 이 3절가사에 대한 뒷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사실 이 3절 가사는 아람어로 써진 유대인들의 시인 Had­da­mut, 이란 시를 토대로 만든것인데 이 시는 1096년에 독일 Worms 라는 곳에 살고 있던 랍비이자 Cantor (칸토르)[1] 였던 Meir Ben Isaac Ne­hor­ai가 만든것으로 적어도 18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유명한 시였다.[2]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성가로써 예배나 집회시 불렀던 찬양과도 마찬가지인 것인데 이 사실을 알고 나니 3절에서 사용된 단어들이나 가사들이 더 이해가 간다. 조금더 나만의 적용을 하자면 율법이 적힌 scroll (두루마기), 그것을 성심껏 받아 적는 Scriber (서기관) 의 모습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가 배우고 따라 살려고 하는 그 율법보다도 더 크고 광대하시다는 것이다.



이번엔 찬송가 영어 가사를 쭉 살펴 보자.


Verse 1

The love of God is greater far (A)

Than tongue or pen can ever tell; (B)

It goes beyond the highest star, (A)

And reaches to the lowest hell; (B)

The guilty pair, bowed down with care,(C)

God gave His Son to win; (D)

His erring child He reconciled, (E)

And pardoned from his sin. (D)


Verse 2

When years of time shall pass away,

And earthly thrones and kingdoms fall,

When men, who here refuse to pray,

On rocks and hills and mountains call,

God’s love so sure, shall still endure,

All measureless and strong;

Redeeming grace to Adam’s race—

The saints’ and angels’ song.


Verse 3

Could we with ink the ocean fill,

And were the skies of parchment made,

Were every stalk on earth a quill,

And every man a scribe by trade,

To write the love of God above,

Would drain the ocean dry.

Nor could the scroll contain the whole,

Though stretched from sky to sky.


Refrain (후렴)

O love of God, how rich and pure! (A)

How measureless and strong! (B)

It shall forevermore endure (A)

The saints’ and angels’ song. (B)


자세한 내용을 다 나누기는 양이 너무 많다. 우선 대충 보더라도 한글 가사보다는 그 양이 훨씬 많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3절과 같이 자세한 묘사들이 생략되기도 했는데 그래도 전체적인 맥락은 한글 번안이 참 잘된 것 같다. 혹 심심하시면 스스로 비교해 보시길... ^^


우선 그것보다도 더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 바로 End Ryhme 이다. 지난 글 "위대하신 주"에서 나눈 Rhyme 들이 이 찬송시에서는 확연히 나타난다. A B A B, C D E D 의 각운을 1, 2, 3 절 모두 정확히 지키고 있다.


후렴 역시 A B A B 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시들은 참 보면 볼수록 신가하다. 여담으로 3절 원본의 시는 acrostic(유희시) 으로 씌여졌다고 한다. 몇편의 시편 역시 이렇게 씌여졌는데 (시편 119편은 대표적인 예이다) 예를 들어 알파벳 순서데로 각 연이나 절이 시작 하는 것이나 아니면 각 절의 첫 글자들을 조합하면 하나의 메세지가 되는 것을 말한다.


쓰레드 종이 삼고 아이폰 펜 삼아도


아니면 블로그 종이 삼고 키보드 펜 삼아도 는 어떨까? 구글을 종이 삼고 인터넷 펜 삼아도?

이건 좀 아닌가?


아무튼 지금 그 어떤 새로운 기술이 발견된다 할 지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수치화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언젠가 이런 표현의 가사들도 만들어 질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잘 꾸며지고 만들어진 시들과 찬양들 조차도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을 전부다 노래 할 수 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드리고 내 안의 넘치는 사랑을 기쁨으로 노래하고 찬양할때 우리도 기쁘고 하나님도 기뻐 받으실 찬양이 되리라 믿는다.






[1] 유대교에서 칸토르는 유대교 집회에서 예배 기도를 지도하고, 성가를 이끌었다. 또한 교회력 전체에 걸쳐 회중 예배를 관장하거나 로시 하샤나(신년절)와 욤 키푸르(속죄일)의 의식들을 보조하기도 했다. 미국 회중교회에서는 흔히 칸토르가 종교학교의 교장직을 같이 맡는다. 예전에는 유대교의 칸토르(ḥazzan)의 임무가 아주 다양했다. 이들은 유대교 예배에 관한 모든 일을 관장했을 뿐 아니라 안식일의 시작과 끝을 알렸고, 두루마리로 된 토라(유대교 율법)를 계율의 상자 아르크에서 꺼냈다가 예배가 끝난 뒤에 다시 넣어두고,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았으며, 어린아이들의 종교 교육에 관심을 기울였다. 칸토르는 음악과 히브리어에 해박해서 점차 보조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예배문 낭독자로, 이어서 예배의식 동안 성가를 지휘하는 음악감독으로 지위가 상승했다.


출처: 브리태니커 백과 사전




[2] 이 시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www.tanbible.com/tol_sng/theloveofgod.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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