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하나님의 은혜로 Part 1

왜 내게 굳센 믿음과 또 복음 주셔서

by 데이빛

I know not why God's wondrous grace


처음 찬양 콘티를 짤 때는 그냥 좋아하는 곡들로 겁 없이 골라서 만들었다.
예배와 선곡에 대해 조금 배우고 나니, 그 이후로는 좀 더 신중해졌다.
그러다 나만의 ‘공식’ 같은 게 생기니 선곡이 한결 수월해졌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보니, 그 ‘공식’이 답은 아니었다. 그걸 깨닫고 나니 매 주가 고비였다.


어느날 그 고비 가운데서 찬송가 <아 하나님의 은혜로>가 마음에 강하게 와 닿았다.

이 곡은 예전에도 몇 번 시도하려 했던 곡이다.

그런데 그때마다 2절 가사가 늘 걸렸다.


왜 내게 굳센 믿음과 또 복음 주셔서
내 맘이 항상 편한지 난 알 수 없도다


살다 보면, 하나님께서 왜 하필 나에게 예수님 믿는 믿음과 복음을 주셔서
다른 사람이 모르는 평안을 누리게 하셨는지 감사할 때가 있다.


그런데 나는 이 곡을 선곡하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것이다.

내 마음이 “항상” 편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항상”이라는 단어만 빼면 기꺼이 고백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기에 선곡을 할 수 없었다.

나름의 선곡 원칙이 있다.
내가 가사와 같은 고백을 할 수 없으면, 그 곡은 고르지 않는다.

어쩌면 교만이고 이기적인 기준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고백을 할 수 없는데 부르는 건 나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았다.
이렇게 따지면 할 수 있는 찬양이 얼마나 되겠냐만, 못 하겠는 건 못 하겠더라.


그러다 보면, 내가 안 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고백까지 막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혹은 가사처럼 되길 소망하며 부를 수도 있겠지만,
결국 내 이런 성격 때문에 다른 지체들은 예배 시간에 이 찬송을 부르지 못했다.


그렇게 있다가 문득 영어 가사가 궁금해졌다.
오랜만에 찬송가 영어 가사를 찾아봤다.

그런데 놀라운 걸 발견했다.
2절 영어 가사는 이렇다.

I know not how this saving faith to me He did impart,
Nor how believing in His Word wrought peace within my heart.


여기엔 ‘항상’을 뜻하는 always나 at all times가 없다.

단지 하나님께서 어떻게 나에게 구원의 믿음을 주셨는지,
그분의 말씀을 믿음으로 어떻게 평안을 주셨는지 알 수 없다는 고백이다.

이걸 확인하니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 기분도 잠시였다.


내가 믿고 또 의지함은 내 모든 형편 잘 아는 주님
늘 돌보아 주실 것을 나는 확실히 아네


이 후렴 가사의 뜻을 나는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찬송의 연관 성경 구절인 디모데후서 1장 12절을 읽고 나니,
사실은 내가 잘 몰랐다는 걸 깨달았다.


Part 2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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