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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색반짝 Nov 20. 2020

170405,06

201028

 식사를 준비하는데 엄마께서 짧은 비명을 지르셨다. 놀라서 가보니 갑자기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다고 하셨다. 처음 느껴보는 통증이라고 하시는데 무엇이 원인인지 모르겠다. 모르니까 불안하다. 이유를 안다해서 안심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르는데서 오는 불안감은 너무 많은 생각을 불러온다. 

 짧았지만 꽤 아픈 통증이었던 것 같다. 아빠께서는 내일 조직 검사할 때 병원에 문의해보라고 하셨다. 엄마는 내일이 진료받는 날이 아니라 물어보기 마땅치 않을 거라고 하셨다. 아빠는 걱정되는 마음에 급한거고 모르면 안되는 통증일 수도 있으니 혹시 모르니 물어나 보라고 하셨는데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을 지는 모르겠다.



 엄마의 조직검사가 예약되어있는 날이다. 오늘은 내가 동행하기로 했다.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예약 시간이 되어도 차례가 오지 않았다. 간호사분께 여쭤보니 순서를 착각했다고 한다. 검사가 늦어졌다. 검사가 끝나고 엄마가 나오셨는데 검사한 위치의 검사복이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조직검사가 다 그런건가 했는데 엄마는 간호사의 부주의로 피가 많이 났다며 불평을 하셨다. 옷 갈아입는 걸 도와드리는데 검사복에 묻은 피가 축축하고 불쾌하다고 하셨다. 과하게 출혈된 자국을 보니 꼭 멍자국처럼 보였다.

 엄마는 아마 피를 보고 놀라신 것 같다. 작은 것에도 잘 놀라시는 엄마는 피가 많이 나오는 모습이, 당신께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닐까 싶어 무서우셨을거다. 평소에 엄마를 놀래키는 장난을 많이 했는데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은 안쓰럽다. 장난쳤던 기억들이 이제는 다른 감정으로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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