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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쪽지 Mar 13. 2020

하고 싶은 말은 곧, 듣고 싶은 말이 되기도 한다.

네 삶은 실패가 아니야.


가녀린 손목에 핏줄이 선다.

언덕진 머리맡에는 흐르는 개울가.

꽃이 피는 계절은 가는 발걸음이 빠르고

무더운 햇살은 지나치기 바쁘다.

엉성한 마음을 기댈 곳이 필요해 자꾸만 누군가를 찾는다.

곁을 지켜줄 누군가, 나를 안아줄 무언가.

그것은 내게 봄이 되기도, 겨울이 되기도 하였으나

분명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었다.

앙상한 나무에 기대 몸을 누인다.


걱정으로 물든 후회의 꼬리표.

떼어버리지도, 붙여놓지도 못하고 무작정 쏟아버리고 마는 건

내 최후의 수단.

내 마지막 발악.


목에 걸리는 게 많아 어떤 선택도 쉽지가 않고

마음이 넉넉하지 못해 얕은 것에도 상처를 받는다.

웃자고 한 말에도 쉬이 마음이 다치는 까닭은

내게 다가오지 못한 단 하나의 시.


괴롭고 외롭기만 한 나를 더 살게 해 주는 건

비틀거리다가 가슴에 박힌 또 하나의 문장.




숨을 참고 적는다.

“괜찮아 잘했어.”
숨길 수 없는 울음은 대개 웃음보다도 참기가 힘들다.
기울어진 과녁판에 또 한 번의 활시위를 당겨보다가
튕겨나가는 건 또 내 형상인 것만 같아서
욱여넣다가 되새김질하다가 마지막으로 둔 시선에는 꼭 그 사람이 있었다.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 나를 안아줄 누군가.
박힌 상처가 아물지 않아도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또 한 번 나를 울리는 말들.

다시 나를 일으키는 문장들.


일어나, 일어나.

네가 바닥이라 여긴 거기.

바닥은 딛고 일어설 수라도 있지.

그리고 사실 거긴 바닥이 아니야.

시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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