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일했을 때, 내가 해보지 않은 일을 맡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동료들보다 조금 더 알고 있다는 이유로 나에게 주어진 것이다. 실무 경험이 없고, 독일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내가 실수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에 시작하기도 전에 도망치고 싶었다. 그 일이 가까워질수록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졌고, 잠도 잘 이루지 못했다. 이런 내 마음이 동료들에게도 전해졌는지, 한 동료가 다가와서 그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너무 불안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 동료는 나에게 "Du schaffst das!(너는 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내가 그동안 준비를 잘 해왔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말이었다. 이 말은 내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여전히 내 머릿속에 떠오르며 나를 위로해준다.
독일에 오래 있으면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느낀 것은, 그들은 새로운 일을 할 때 두려움보다 설렘이 더 크다는 것이다. 나는 설렘과 기대감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 새로운 일이 주어지거나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 할 때, 내 마음속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내가 못하면 어떻게 하지?"였다.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들었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어, 모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스트레스를 받으며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친구들은 달랐다. 새로운 일을 접할 때, "내가 이 일을 해낼 수 있을 거야"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먼저 했다.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재미있을 것 같다. 좋은 도전이 될 것 같다"는 말들을 먼저 하곤 했다. 그들은 왜 이 일이 나에게 주어졌는지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생각하며 그 일을 즐기는 듯 보였다. 실제로 내가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도, 미리 걱정하지 말고, 할 수 있다고 하며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었다.
일을 하다 보면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할 때도 있고, 내가 하는 일 중에서도 새로운 것들을 접할 때가 있다. 그동안 나는 새로운 일이나 어려운 일들을 충분히 잘 해내왔고, 이제는 이런 일이 나에게 주어졌을 때 스스로를 더 믿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먼저 하려 한다. 걱정하고 두려워하면 이 일에 대한 애정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불안한 마음은 오히려 이 일을 방해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자기 최면처럼 "나는 할 수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진심으로 새로운 것을 할 때 기대감을 가지고 내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싶다. "Ich schaffe das schon!"(나는 해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