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지? 숨을 안 쉬고는 살 수 없잖아!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을 환영한다. 그런데 그 책이 만화책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두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가 만화책을 읽는 것은 찬성하지만 그렇다고 만화책만 하루 종일 붙들고 읽는 모습을 보면 저렇게 만화만 읽어도 괜찮을지 내심 걱정이 된다. 이런 관점에서 부모가 타협하는 것이 학습만화이다.
학습만화는 다양한 분야의 상식을 만화로 다루어 어린이도 해당 분야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학습만화가 가진 부정적인 측면도 여전히 존재한다. 만화책만 읽다 보면 독서 편식이 심해질 수 있다. 그 결과 만화가 아니면 아예 책을 안 보려고 하는 어린이도 생겨난다. 폭력적인 장면을 담은 만화는 어린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 책이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지도 부모가 일일이 읽어보기 전에는 안심하기 어렵다. 어린이 공연을 관람할 때 비슷한 경험을 한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연극인데 막상 내용은 그다지 교육적이지 않아 실망한 적도 종종 있다.
그런 면에서 학습만화 중 ‘살아남기’ 시리즈나 ‘WHY’ 시리즈는 만화로 교육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효과가 있어 어린이에게 추천할 만하다.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만화로는 <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를 추천한다. 주인공이 미세먼지가 심한 나라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지오와 피피는 비행 중에 예상치 못한 모래 폭풍을 만나 중동의 낯선 도시에 불시착한다. 모래폭풍이 지나간 뒤 재앙 수준의 스모그가 도시를 가득 채운다. 지오와 피피는 스모그에 갇힌 도시를 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만화 중간에 미세먼지, 황사, 역사 속 대기오염 사건들 등 다양한 과학 상식을 소개하여 어린이들도 쉽게 과학 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전문가 감수 역시 만화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이라면 과학적 지식을 만화로 담아내다 보니 만화 자체의 서사는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살아남기 시리즈가 전체적으로 비슷한 서사를 진행한다. 주인공이 해당 내용의 낯선 환경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이야기다. <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스모그를 극복하기 위해 닥터 디의 발명품을 만들었는데, 실제로 그 발명품을 통해서 어떻게 도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하지 않고 이제 막 사용하는 장면에서 결말을 맞이하여 열린 결말도 아닌 어정쩡한 결말로 이야기를 마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만화가 가진 장점이 앞서 설명한 단점보다 훨씬 크다는 것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만화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가 읽어도 좋지만 미세먼지를 알고 싶어 하는 어른에게도 관련 분야 입문서로 충분히 좋다.
마지막으로 학습만화를 읽을 때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소개하겠다. 책을 읽은 뒤 새롭게 알게 된 점 두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 생활 속에서 실천할 생활 태도가 무엇일지 부모와 대화를 나눈다. 과학적인 지식을 얻을 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의 관계 또한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다. 이 리뷰를 읽고 있는 부모님이라면 이번 주말에 자녀와 함께 <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다양성 추천만화 vol2. <기후위기>, 홈통만화연구실(2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