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모자라

어디다 적어야 하나요

by Dawn

어린이집이든, 초등학교든, 관공서든 할 것 없이 우리는 항상 가족사항을 적는 칸이 모자란다.

모든 서류들의 가족사항 적는 란은 4인 가족에 맞춰져 있기에,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우리 가족의 인적 사항은

칸을 반으로 나누어 둘씩 적든지 칸을 벗어나 빽빽하게 넘쳐나든지

항상 왜 칸을 이렇게 좁게 만들어 놓았는지에 대해 생각하다

매번 우리는 왜 이렇게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로 끝나게 된다.

칸만 모자란 것이 아니다. 집에 방도 모자라고 화장실도 모자라고 차에 자리도 모자라고 택시도 나눠서 타야 한다. 항상 함께하기엔 너무 많은 우리.

가족이 다 함께 영화를 본 적이 없고 식당에는 놀이방이 없으면 가지 못하고,

여타 다른 사람들이 평범하게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을

우리 가족은 시간을 따로 떼어서 준비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칸이 모자라면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사람이 중요하지 칸 맞추는 게 뭐가 중요한가.

집도 아이가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집이 좋든 안 좋든 더 넓은 곳으로 이사 가면 되고,

차가 좁으면 큰 차를 사면 된다.

우리가 돈 벌어서 그렇게 하면 제일 좋고,

그게 안되어도 그렇게 출산 장려정책에 돈을 많이 썼다는 정부가

가성비 떨어지는 정책 그만 만들고

다자녀 가정 복지제도를 잘 만들어 주면 출산율도 늘고 좋을 텐데,

희망사항인 걸까.

정책 따위 잘 모르는 현실 다둥이 엄마의 푸념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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