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페 디엠

나의 현재는 너의 미래를 위한 것

by Dawn

아이를 키우다 보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첫째를 낳을 때의 그 두려움 섞인 흥분과 설렘, 공포와 감격이 섞인 희한한 감정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그 젖먹이가 열세 살이 되어 머리카락에 기름기가 돌고 목소리가 걸걸해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뭐랄까 현실감이 없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정말 행복한 순간들을 꼽아보자면,

상위권에 드는 것이 아이들 잠든 모습을 보는 것이다.

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하고 나긋하게 잠들어 있는 아이들의

숨소리와 나까지 잠이 오게 하는 숨 내음을 맡는 것처럼

마음을 평안하고 충족하게 채워주는 것은 찾기 힘들 것이다.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낸 뒤에도, 아이들의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들으며 머리칼을 정리해주면서

오늘도 더 많이 인내하지 못하고 안아주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며

잠든 아이들 귓가에 입 맞추고 사랑한다고 속삭여 본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

내일도 엄마 말 안 듣고 서로 싸워대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이만하면 잘 지냈다는 위안으로,

지금의 내가 견뎌내는 만큼 미래의 너희는 더 단단하고 의젓해져서

내가 없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을 만큼 성장하리라는 기대감으로,

나의 시간과 너희의 시간이 함께 맞물려서 짜이는 이 시간을 감사한 마음으로 깊이 들이키며

Seize the day.

keyword
작가의 이전글왜 사냐건 웃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