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덩어리의 삶

원래 인간은 모순 덩어리입니다만?

by 마늘 다

저에겐 아주 지독한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현재가 힘들 때, 과거 사진을 꺼내 보는 것입니다.


그 시절의 나도 힘들었지만

지금의 고통보다는 나았던 것 같다고,

“그때에 비하면…”이라는 말로 현재를 합리화하곤 합니다.


그렇게 벗어나고 싶어서 발버둥 쳤던 시간들을

이제 와서 다시 꺼내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다그치고, 정신 못 차렸다고 혼내는 겁니다.


참 이상하죠.

잊고 싶어서 도망쳤던 과거를

스스로 다시 불러내 위안 삼는다는 게.


서울에 올라와 심리상담을 받았습니다.

심리검사도 여러 번 해봤고요.

그런데 모두들 말하더군요.


“한 번으로는 어렵겠다.”

“얽힌 게 많다.”

“어렸을 때부터 짚어봐야 풀릴 것 같다.”


솔직히 인간이 아무리 복잡한 존재라지만

저도 저를 모르겠는 순간이 너무 많습니다.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사람에게 상처받고,

그럼에도 사랑받길 원하는

가엾고 보잘것없는 존재가 바로 저라는 사실.


그런 저를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론 불쌍하고,

연민이 들다가도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애초에

답이 없는 문제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저는 기어코 그 답을 찾겠다고

온 삶을 걸어 방황했던 것 같습니다.


남들과 다른 선택이

저에겐 차별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길을 걷고

똑같이 살아가다

똑같은 죽음을 맞이하는

그런 평범한 삶을 사는 건 싫었습니다.


하지만 매일,

언제 끊길지 모르는 줄 위에

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이 삶이

싫을 때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저를 단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순덩어리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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