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병원에 입원한지 일주일이 되었다.
기침이 안멈추던 토요일,
갑자기 열이나 응급실에 가던 일요일,
상태가 나아져 전원을 하던 화요일,
이제야 엄마의 성격을 찾아가던 수요일을 지나 토요일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 엄마가 입원한 곳은 6인실로 허리가 다친 70대 어르신 2명, 귀가 어두우신 90대 어르신 1분, 그리고 엄마 총 4명이 입원해 계신다. 귀가 어두운 어르신은 따님과 계속 이야기를 하시는데 귀가 귀가 어두우시다보니 목소리가 꽤 크게 이야기를 하신다. 그리고 다른 두 분은 허리가 다치셨다보니 크게 부산스럽거나 하시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잠이 드는 시간에 쥐죽은듯이 조용했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입원했을 때와 마찬가지고 적게는 5분 간격, 30분간격, 2시간 간격으로 엄청난 기침을 하시는데 이게 아침과 낮 뿐만 아니라 저녁과 새벽에도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몸이 피곤하고 힘드시다보니 아마도 이 기침소리가 자다가 깜짝놀라실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했다.
아니나 다를까 창문가 안쪽에 앉아있으시던 분이 엄마가 기침할 때마다 아씨, 어휴 이런 소리를 계속하시는 거다. 아마 엄마는 기침을 하느라 못들었을 것 같은데 나는 그게 속상하고 화가 났다. 한 번 만 더 그렇게 크게 말씀하시면 한마디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식사를 하고 엄마를 부축해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는데, 그 안쪽 어르신이 오시는 것이 아니던가, 나는 쌩하니 있었는데
엄마는 웃으며
" 제가 기침을 많이 해서 힘드셨죠? 아무래도 제가 폐암에 폐렴으로 아파서 입원하다 보니까요..." 라고 하셨고
그 순간
그 어르신은 웃으며 "병원이 다 아픈 사람들이 오는 거죠~" 라며 대답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 이후로 어휴 하는 그 어르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본인이 힘들고 예민해지는 순간, 그 순간을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느냐가 문제 해결의 방향을 정한다는 것을 엄마를 보며 느꼈다.
그 한 순간, 숨을 참고 어떻게 대처할지 엄마의 한마디를 떠올리며 세상을 살아가야겠다. 부드럽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지혜, 오늘도 또 엄마에게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