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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되더라 Oct 31. 2024

5화 엄마, 엄마는 아프지만 행운아야

밤새 엄마에 대한 걱정을 하다 잠이 들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엄마가 필요할만한 몇가지 물품을 챙겨 엄마의 병원으로 향했다. 원래는 보호자가 들어갈 수 없으나 전날 상태가 안좋았던 엄마를 확인하고 싶다는 요청에 간호사님이 잠시 물건만 전해주는 걸 허락해주셨다. 


전날 밤새 잠을 잘 잤냐는 나의 메세지에 답을 안한 엄마,, 얼굴을 보니 답을 안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라 빈말을 못해서, 그리고 밤새 기침하느라 힘들어서 .. 하지만 엄마는 기침을 하는 그 와중에도 출근을 해야하는 나를 먼저 걱정하며 빨리 출근을 서두르라고 했다. 


그렇게 계속 기침을 하는 엄마를 두고 한 출근, 전날 출근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부재에 대한 업무 공백보다 나와 엄마를 먼저 걱정해주시는 상사와 직장동료들.. 아픈 엄마를 두고 출근했지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상사와 동료가 있다니.. 난 정말 행운아야..!


그리고 업무를 하는 도중,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회진하신 교수님께서 엄마가 전원하셔도 되겠다고 하셨다고 한다. 세브란스 병원의 좋은 점 중 하나가 전원을 하게 되었을 때, 알아서 알아보세요! 가 아니라 주소지 주변으로 이러이러한 2차 병원이 있는데 협진이 되는지 확인해드릴게요 라고 알아봐주신다는 것이었다. 어떤 이들은 대학병원에서 쫓아낸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증이 아니니까 전원이 가능한거지! 좋은 소식이네! 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제안해주신 병원은 주변의 ㄷㅅ병원과 ㅈㅅㅈ병원 그중 더 가까운 ㄷㅅ병원을 요청드렸으나 ㄷㅅ병원에서는 연명치료에 대한 거부 동의서나 동의서 같은 걸 제출해야지만 전원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엄마의 연명치료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고, 이런 문제에 대해 엄마에게 꺼낸다면 엄마가 혹시나 삶에 대한 끈을 놓아버릴까봐 겁이나 ㅈㅅㅈ병원으로의 전원을 요청했다. 


몇시간 뒤 다행히 ㅈㅅㅈ 병원에 계신 호흡기내과 윤ㅎㅇ 교수님께서 전원을 받아주셨다는 소식을 듣고 전원을 요청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윤ㅎㅇ 교수님은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전임의에 서울시보라매병원 및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로 재직.게다가 2022년부터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 차드의 모아살라지역에서 현지 주민과 피난민을 대상으로 의료지원과 현지 의료진 교육 봉사에 헌신, 동료와 후배들에게 모범되시는 분이셨다. 게다가 만성폐쇄성질환, 기관지확장증, 폐암, 호흡기질환에 까지 섭렵하신 분이라 폐암투병 + 폐렴인지 기관지염인지 확실하지 않은 증상을 가진 엄마에게로선, 전원을 해서 교수님을 만난것이 행운이었다! 


그렇게 ㅈㅅㅈ병원으로 전원한 지금, 기침도 많이 줄고 적어도 2시간은 잘 수 있게 된 엄마를 보며, 그래도 우린 행운아야! 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로 저렴하게 한 건강검진으로 더 손쓸 수 없는 단계가 아닌 단계에서 폐암 발견

우연히 취소된 자리에 예약할 수 있었던 대학병원 검진

돌연변이 발견으로 할 수 있게된 표적치료

너무 힘들고 아프셨지만 다행히 다니던 병원이라 + 그순간 났던 열로 바로 입원가능했던 응급실 행

다른 분의 늦은 입원으로 혼자 2박동안 사용한 2인실

다른 곳에서의 동의서 제출 요구로 선택하게된 후순위 병원에서 만나게 된 훌륭한 교수님

이제 마지막 행운 엄마의 완쾌까지 행운이 이어지길 바라본다! 


오랜만의 퇴근길에 발견하게 된 우리동네를 시작으로 뜬 행운의 무지개 사진을 올리며 글을 마무리하려한다.




나의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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