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정녕 야구선수가 될 상인가(3)

어머! 코가 왜 이래?
아.. 야구부 친구가 장난으로 꼬집었어.
장난으로 꼬집었는데 멍이 들었다고?
음.. 난 괜찮아..

아이가 괜찮다는데.. 내가 나서는 건 오버 아닐까...

애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 별일 아니야

애써 들썩이는 내 마음을 다독였다.


돌아온 주말, 학교에서 하는 연습 시합이 끝나고 야구부실 아래에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가 좀 늦는다 싶었는데 코를 꼬집었다는 그 아이가 먼저 내려왔다.

안녕하세요?

모자를 벗고 점잖게 인사를 하고 간다. 뒤이어 우리 아이가 씩씩대며 내려왔다.

왜.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아 몰라 몰라..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아이를 쫓아갔다. 골이 잔뜩 난 아이를 달래 물으니 그 아이가 우리 아이를 놀리는 노래를 불렀고 자기가 화를 내니 계단에서 밀쳤다고 했다. 꼬집었을 때야 아이가 장난으로 받아들였다지만 계단에서 밀친 일은 좀 위험할뿐더러, 더 큰 걱정은 야구부에서도 우리 아이가 타깃이 되어 만만한 놀림감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쯤에서 한번 얘기를 해야겠다 싶었다. 상대부모에게 불편한 부분이 있다는 걸 솔직하게 전달해야겠다 싶었다.

○○어머니 통화 괜찮으셔요?

우리 아이랑 계단에서 있었던 일을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혹시 우리 아이와 사이가 안 좋은 건지도 물어봐 달라했다. 상대 부모는 당황한 듯했고 일단 확인해 보고 연락 준다고 했지만 당일 연락이 없었다.

이튿날 야구에 갔을 때, 그녀가 나를 불렀다.

어머니, 아니라는데요?
네?
저희애가 일방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고요!

큰 목소리로 대뜸 내게 말을 건넸다. 주변엔 다른 부모들이 있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머니, 저쪽 가서 얘기 나누셔요

그녀 말인즉슨 계단에서 자기 아들이 그냥 노래를 불렀는데 우리 아이가 화를 내고 팔을 꼬집었고 그래서 계단에서 밀었다는데 절대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코치님한테도 본인이 전화를 해서 확인했는데 본인 아이가 평소에도 우리 아이랑 사이가 안 좋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나는 상대 아이가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서 코치님이나 운영진에 연락하지 않았었다. 머리를 띵 맞은 기분이었다.

꼬집었다는 얘기는 안 했죠?

안 했다. 그래도 계단에서 미는건 너무 위험한 행동 아닌가 싶었지만 말을 삼켰다. 사전에도 내가 모르는 사실이 있을 수 있어서 확인해 달라는 표현을 하긴 했지만, 그 엄마 입장에선 이러나 저러나 기분이 나쁠 수 있겠다 싶었다.

아 그래요? 그럼 서로 싸운 거네요. 전에도 ○○이가 꼬집어서 코에 멍도 들어오고 그래서 사이가 안 좋은가 했어요. 앞으론 서로 그러지 않게 잘 얘기하기로 해요.

그녀의 저돌적인 표현이나 큰 목소리에 기분이 상한 건 사실이었지만 아이랑 엮인 일이었다. 더 신중하고 싶었다.

결국 목적은 아이가 잘 지내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날부터 야구부 분위기가 이상했다. 야구부를 시작한 지 1달밖에 안 돼 친한 사람이 없었지만 다들 친절했었는데, 그날을 기점으로 다들 나를 슬금슬금 피했다. 그녀는 내 이야기를 코치님과만 상의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날부터 아이 뿐 아니라 내 야구부 생활도 고달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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