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 준비

가장 중요한 준비는 마음가짐

by 본격감성허세남

여행 출발 1달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독일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비행기표만 끊어놓은 상황. 총 23박 24일의 일정을 어떻게 채울지 결정해야 했다. 혼자나 우리 부부만 간다면 크게 준비할 것은 없다. 도시만 정하고, 호텔만 예약하고, 그냥 가면 된다. 그렇지만 10개월이 갓 지난 아이를 데리고 가려니 준비할 것이 훨씬 더 많았다. 수인이가 잘 걷고, 우리와 같은 밥을 먹고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보니 사소한 이동 하나까지 다 체크하면서 준비해야 했다.


짧은 여행이라면 아이의 짐을 가지고 가면 되지만 23박 정도로 긴 여행은 사실상 단기 거주 정도라 결국엔 현지에서 해결을 해야 했다. 빨래부터, 아이가 먹는 것까지 모두. 여행지를 독일로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수인이가 쓰는 '포이달' 기저귀가 독일제라 현지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도 했고, 분유나 이유식도 독일에 가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잘 갖춰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시차를 비롯한 큰 환경 변화에 수인이가 얼마나 적응하냐가 관건이긴 했지만 그건 그동안 수인이가 보여준 것에 따르면 아마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첫 번째 준비. 거점 선택

처음에는 한 도시에만 여유롭게 있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 그렇게 되지 않더라. 결국 힘들지 않게, 몇 도시를 거점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인-아웃은 프랑크푸르트로 결정된 상황, 그 이후부터 있을 총 4개의 거점을 결정했다.


뉘른베르크: 전에 독일을 세 번이나 왔지만 가보지 못했던 곳인데 가본 사람으로부터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첫 번째 도시로 결정. 게다가 프랑크푸르트에서 금방 가기 때문에 거리상으로도 시작점으로 딱 좋았다.

뮌헨: 신혼여행 때 갔던 도시. 워낙 좋은 기억이 있는 터라 한번 더 가기로 했다. 게다가 노이슈반슈타인 성에도 다녀올 수 있고, 뮌헨에는 친구도 사니까 오랜만에 친구도 만날 예정. 부부가 되어 갔던 곳을 아이를 데리고 함께 가는 기분은 어떨까?

베를린: 독일에서 가장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도시가 아닐까 싶다. 7박으로 가장 오래 있을 예정! 뮌헨이랑 쾰른에서 멀긴 베를린만큼은 절대로 제외할 수 없었다.

쾰른: 가톨릭 신자인 아내에게 쾰른 대성당을 꼭 보여주고 싶어서 선택.


프랑크푸르트까지 치면 5개의 거점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예정이다. 무슨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도를 보기만 해도 설레는 이 마음. 수인이도 좋아할 것이라 믿는다. (라고 쓰고 사실은 믿고 싶었다)


trip.png 총 23박 24일간의 계획

두 번째 준비, 교통편과 숙소 결정

교통편은 고민 없이 기차로 정했다. 독일에서 카시트까지 빌리며 렌트하기엔 비용 부담이나 위험 부담도 컸고, 독일은 기차가 워낙 잘 되어있기에 이동에 아무 지장도 없었다. 기차는 독일 패스 구입으로 쉽게 마무리. 아마도 여행 준비에서 가장 쉽게 끝난 준비가 아닐까 싶다.


db_logo_sm_1200x630.jpg 사!랑!해!요! DB Bahn!

가장 어려웠던 건 숙소 결정이었다. 전에 제주도에 갈 때도 그랬지만 좋은 호텔이라고 무작정 갈 수는 없었다. 반드시 취사가 가능해야 했다. 바깥 레스토랑에서 자유롭게 밥을 먹기도 힘들고, 수인이도 이유식을 비롯해 이것저것 먹이려면 직접 해 먹는 것이 훨씬 나았다. 그리고 역에서 그리 멀지 않아야 했다. 역에 도착한 뒤 유모차까지 끌고 또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갈아타는 것은 웬만하면 지양하고자 했다.


본격적으로 숙소를 탐색하면서 처음 생각은 에어비앤비였다. 그런데 의외로 저렴하지도 않고, 쾌적하지도 않아서 금방 포기. 이후 찾다 보니 아파트형 호텔이라는 새로운 존재를 알게 되었다. 호텔이라 깔끔하고, 주방도 다 갖춰져 있고, 최고급 호텔이 아니기에 가격도 합리적이라 결국 각 도시의 아파트형 호텔들로 결정했다. 조식은 없지만 우리가 해 먹으면 되니까 오히려 편리하기도 하고. 돌아보면 참 좋은 선택이었다!


세 번째 준비, 아이 필수품 준비

모든 사람은 먹고 자고 싸야 한다. 이 세 가지 욕구가 가장 기본인데 아이도 마찬가지다. 다만 차이라면 아이는 그 모든 것을 아빠 엄마가 챙겨줘야 한다는 점. 자는 것은 숙소에 아기 침대를 신청하는 것으로 됐는데 먹는 것과 싸는 것이 문제였다. 혹시라도 탈이 날까 봐 분유 브랜드도 함부로 바꾸지 못하는데 그건 어떻게 할 것이며, 이유식은 또 어떻게 할지, 물은 또 어떻게 할지. 기저귀는 얼마나 가져가야 할지 등등. 다 챙겨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 이것저것 한참 찾아봤다. 그 외에 혹시라도 아프면 어떻게 할지까지.


의외로 독일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는 많이 없다. 슈퍼마켓에는 어떤 물건들을 팔며 병원은 어떻게 가고 그런 것들. 여행 정보들은 많지만 우리는 여행 정보가 아닌 생활 정보가 필요했다. 그것도 육아와 관련된 생활 정보. 우리가 한국에서 쓰던 독일 기저귀라는 '포이달'이라는 브랜드도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분명히 독일 브랜드였는데... 모든 것이 불확실했다. 출발을 약 2주 남긴 어느 저녁, 우리 부부는 그날도 이런저런 것들을 찾아보다가 결국 이런 합의에 도달했다.


"그냥... 일단 가서 현지 꺼 사서 쓸까? 선진국인데 좋겠지."

"그게 낫겠다. 모든 짐을 바리바리 다 싸갈 수도 없고."


그래서 결국 분유 조금, 급할 때 먹일 즉석조리 이유식 조금, 기저귀 조금, 그 외 나머지는 모두 현지에서 사서 쓰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짐은 캐리어 24인치 한 개, 큰 배낭 한 개, 유모차. 이렇게로 정리됐다. 세 명이서 가는데 상당히 적은 양의 짐이었다. 나머지는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


어차피 준비는 마음먹기 나름이다. 하나씩 신경 쓰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우리는 전에 제주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더 대범해지기로 했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크면 조금 더 건강한 아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설렌 마음을 품에 안고 과감하게 독일 여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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