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게 운전한 시간만 9시간 34분. 새벽 5시 50분에 서울에서 출발해서 전남 광양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다. 중간에 도저히 안 되겠어서 길가 편의점에 잠깐 들르고, 가까스로 고속도로로 들어가서 휴게소에 들어가고 했던 시간까지 합하면 거의 12시간이 걸렸다. 짜증이 순간순간 치밀어 오르고 나중에는 너무 황당해서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리, 화를 내어서 무엇하리. 그렇게 해서 교통체증이 풀리고 문제가 해결된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겠지만 결국 나만 손해인 것을. 모든 고통은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니, 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을. 하지만 이렇게 화가 나고 하는 걸 보면 아직도 한참은 멀었다.
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명절이라지만, 그리고 여전히 해외에 나가기가 힘들어 국내로 다 몰리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너무했다. 누가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했나! 아주 그러기만 해 봐. 끔찍하다.
음력 8월 1일부터 31일 사이에 선택적으로 명절을 골라서 쓸 수 있게 하는 그런 생각도 해봤지만, 그럼 또 '명절'이라는 의미가 퇴색되기에 별 가능성은 없다는 생각이 곧 들었다. 그래, 힘들어도 다음 명절에도 그다음 명절에도 계속해서 찾아갈 수밖에. 내가 앞으로도 감수해야 하는 내 업보겠거니 하고 생각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