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3부작 - (1)
* 주인공 이삼오 : 살다보니 살아진 서른 중반 회사원. 성은 이 씨, 이름은 삼오.
통계청에 따르자면 삼오는 정확히 평균소득 정도를 번다.
하지만 말한다. "이 돈으론 입에 풀칠이나 겨우 하지. 서울 한복판에서 어떻게 사냐!"
삼오의 말은 사실이면서 거짓이다.
거짓이면서 사실이다.
어떤 친구는 삼오의 연봉이 목표라 말하고, 어떤 친구 앞에선 그저 머리를 긁으며 멋쩍게 웃고 마는게, (부럽다. 너무 부럽다!) 삼오의 현실.
요즘 어딜가나 마주치는 단어인 경제적 자유란 대체 무엇인가.
삼오에게 경제적 자유는 수도권(서울이면 더 좋다.)에 집 한 채'만(?)' 있어도 만족되는 것.
그 한 채에는 옵션이 구구절절 따라온다.
부채비율은? 입지는? 아파트인가? 평형은? 나중에 팔릴 곳인지?
하나씩 따지기 시작하면 결국 경제적 자유는 고문이 되어 다가온다.
“아 모르겠다. 돈이나 벌자. 아니지, 이렇게 돈을 버는게 의미나 있나?”
한국식 욜로*라는 개념도 거기서 파생한 게 아닐까.
돈 앞에서 삼오는 한국형 욜로의 기원까지 생각하며 슬퍼지는 것이다.
* YOLO(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 신조로 거리낌 없이 소비 중심의 생활을 하는 것.
요즘엔 요노(YONO:You Only Need One)나 파이어(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라는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요노족은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것으로 살아가는 태도다. 필요 이상의 소유나 과소비를 자제하는 대신 품질이 좋은 것들, 지속가능한 소비를 선호한다.
파이어족은 젊은 나이에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 조기 은퇴를 목표로 한다. 젋었을 때 체계적인 계획을 통해 최대한 돈을 모아서 은퇴할만큼의 자금을 만들어두고, 일을 그만두고 즐기며 살기 위해 준비한다.
실제로 삼오의 후배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전 딱 40살까지만 일하고 그만둘거에요.”
삼오는 다시 머리가 복잡해진다.
‘난 5년 남았군. 로또를 매주 사볼까...? 당첨되면 은퇴는 되는건지...?’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