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적기

by 유스

이 세상에는 문지르면 짠, 하고 나타나서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요정 <지니>따위는 없다. 그걸 알만한 나이가 되면 우리는 서로에게 "너는 소원이 뭐야"라는 질문은 던지지 않는다.


반면 램프의 요정 지니에 감명받곤 주전자를 마구 문지르던 어릴 때는 소원을 묻는 질문을 많이 주고받는다. 안타깝게도 그 질문에 내가 어떤 답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중학교 1학년, 14살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학교 트리에 매달 각자의 소원을 적었다. 14살의 소원은 무엇일지 슬쩍 엿보았다.


# 유형 1

현실 초월 소원


한반도에서 덥지 않은 여름을 맞이하게 해달라는 한 여학생의 소원. 아 이런 눈부신 아이다움이라니.

그렇다. 소원이라는 것은 대개는 실현되기 힘든 것이다. 그렇기에, 이것이야말로 트리에 매달 소원으로 적합하다.




#유형 2

관념 초월 소원



시종일관 친구와 장난치며 배를 잡고 낄낄 웃어대는 한 남학생의 소원. 이것은 굉장히 철학적인 물음이다. 재미있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얼마나 재미있어야 소원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유형 3

나이불문 너네도 이게 소원이구나


분홍색 푸(Pooh)는 처음 봤다. 그림 속 손의 맞잡음이 이렇게 절절해 보이는 것도 처음이다.

그들은(중학교 1학년) 말한다.

내년은 솔로가 아니길. I want a girlfriend.


이 와중에 자조적인 문구도 눈에 띈다.

솔로 크리스마스


그나저나 이제 코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나는 무슨 소원을 빌까? 여러분들은 어떤 소원을 빌까?

여러분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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