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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소 Feb 01. 2024

손잡은 느낌이 온다면 춤추면 돼

물러서서 바라보니 보이는 것들

뮤지컬 <난쟁이들> 중 이런 넘버가 있다. '이렇게? 이렇게!'

극중 주인공인 찰리와 인어공주가 함께 부르는 듀엣 넘버이다. 사랑에 너무나 진지한 인어공주에게 힘을 빼고 자연스레, 물 흐르듯 하라는 내용의 넘버이다. 그리고 요즘 이 넘버를 매일 듣는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하자고. 



요즘은 종종 데이트를 한다. 

어느 날은 돈까스를 먹고, 햄버거를 먹고, 커피를 마시고, 산책도 하고. 그저 흔하디 흔한 만남이다. 이런 만남을 갖게 되기까지 반년의 시간이 걸렸다. 


최근엔 내가 급발진 고백을 했다. 상대도 꽤나 당황했을 것이다. 보통은 고백을 거절하면 피하는게 대다수이지만 상대는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그런 모습에 꽤나 약이올라서, 그리고 미련이 한가득 남아버려서 또다시 약속을 잡아버렸다.


사실 거절당할 것 같아 멘트도 준비했었다. 

'다른건 아니고 마음 정리 완전히 안되긴 했는데, 사람 대 사람으로 조금 더 친해지고 싶어요.' 

거절당하면 이 말을 하면서 만나자고 할 생각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흔쾌히 좋다고 말하는 상대의 태도에 의아했다.


그제서야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전의 만남은 최악이었기 때문에 무엇을 해도 그때보단 낫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조급했던 전과는 달리 여유가 생겼다. 자연스러워졌고, 상대의 반응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적어도, '이 관계가 이렇게 끝날 것은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를 보는 상대의 시선, 눈빛, 대화, 행동 이 모든게 확신을 갖게 해주었다. 묘하게 나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는 그대, 나의 제스쳐를 따라하는 그대가 꽤나 귀엽기까지 했다. 


우리의 다음 만남도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도 걱정하며 물어본 나의 제안에 흔쾌히 좋다고 답한 그대가 참 좋다. 적어도 우리의 마음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스며들어보자. 



그저 물 흐르듯 흘러가면 돼. 
이렇게,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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