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잘 보지 않는다. 노출되는 정보에 의식이 스틸 당하는 느낌이 싫어서 인터넷 기사도 안 본다. 오직 내 선택을 반영하는 책과 글을 읽고 종이 신문을 봐왔다. 그래도 시도 때도 없이 노출되는 정보에 시간을 빼앗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게 현재의 삶인 것 같다. '하와이 대저택'이라는 현실감 없는 이름의 유튜버가 있다는 것도 선택을 통해 들어간 블로그 글에서였다. 선택이라고 말하지만 선택이 아닐지도 모른다. 수많은 제목 중 자극적인 제목에 시선과 시간을 빼앗겼다.
블로그 글은 내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 글을 쓴 작가는 열광하고 있는 듯 보였으나 흔한 자기 주문처럼 느껴졌다. 스테디셀러의 마인드 컨트롤과 관련된 비슷한 류의 책을 20대부터 봐왔다. 그런 책을 보면서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때 내 눈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도 않았다. 완독 후 하루의 동기부여도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계속 보는 이유는 한결같이 같은 소리를 하는 성공한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누가 날 좀 설득해 주세요!" 였을지도... 연결된 유튜브 영상이 하나 있었는데 켜봤더니 젊은 남자가 말을 시작했다. 영상은 30분을 훌쩍 넘는 길이였고 그대로 꺼버렸다. 그리 좋지만은 않은 첫 만남이다.
일주일에 2~3번가는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한 번만 들어도 잊을 수 없는 그의 이름이 적힌 책이 등장했다. 갈때마다 눈길을 끌었지만 뻔한 말을 할 거라는 예상이 책 선택에 망설임 없는 나를 몇 번이고 그 책 앞에 세웠다. 책 뒤 초판 발행일에 23.11.20라고 적혀있는데 분명 11월 10일 즈음 구입한 기억이 있다. 관심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자꾸 눈에 띄는 신경 쓰임으로 책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책을 사서 집에 가면 여러 권을 구입해도 한 권씩 목차나 분위기를 느끼고 책꽂이에 꽂는데 이 책은 표지도 넘기지 않고 바로 올려뒀다. '괜히 샀네..'라는 생각을 잠시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일주일 넘게 그곳에 있었다.
혼란한 마음에 다른 책에 집중할 수 없는 그런 날이 있다. 복잡한 마음을 벗어나 책에 숨고 싶은데 집중이 안 돼서 읽던 책을 덮고 책장 앞 제목을 훑다가 "더 마인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첫 마음은 이랬다.
"마인드 셋 하라는 그런 뻔한 내용이겠지... 그런데 왜 사람들은 유튜브며 책이며 그렇게 열광하는 걸까?"
휘릭 넘기다 마지막 에필로그 페이지에 허황된 소리가 적혀있었다.
"당신은 성공한다.
당신이 그렇게 믿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지우기 위한 독서가 시작되었다. 기대는 없었고 한 남자의 성공기가 기적처럼 그려지고 있었다. 하와이 대저택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저자는 마인드 셋을 하는데 하루에도 몇 시간씩 '소모'하는 것 같았다. '참 부지런하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의 목표라고 말하는 주문을 외운 게 그의 성공 열쇠임을 강하게 믿고 있었다. 또 하나는 그 책을 보는 사람이 진심으로 따라 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주문을 만드는 방법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었다.
'나는'으로 시작할 것
시간 좌표를 찍을 것 - 달성 연도를 설정
반드시 나의 목표여야 할 것 - 남들이 바라는, 대충 이 정도면 성공한 거지... 이러면 안 됨
셀프 리밋을 두지 말 것
목표는 구체적으로 불가능해 보일 만큼 크게 잡을 것
과거형으로 쓸 것
여기까지만 해도 내게 이 진심의 조언이 그저 "주문"이었다. 믿어 의심치 않는 망상활성계를 만나기 전까지... 우리 뇌는 밝혀진 부분도 많지만 아직 제대로 그 작동법을 알지 못한다. 마치 우주를 다 알 수 없듯이 말이다. 의식을 통한 작용은 5%에 불과하다. 95%의 무의식으로 하는 생각 작용 중 내가 강력히 믿는 게 망상활성계다. 예를 들어보겠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모두 비슷한 경험을 해왔고 하게 될 거라 자신할 수 있다. 차를 바꿀 때가 되어 알아보다 그랜저로 바꿔야겠다고 계획을 할 때 세상에 절반이 그랜저를 타고 다니는 것 같았다. 눈만 돌리면 같은 기종만 보였다. 망상활성계가 나의 관심사라고 지정해 준 그것을 걸러 알려주는 것이다. 온라인 시대의 정보 홍수가 아니라도 우리는 늘 무언가를 보고 듣고 감각한다. 하지만 그보다 몇백 배는 많은 정보가 한 번도 사라진 적 없는 채 우리 곁에 있었다. 우리는 그런 대부분의 정보를 스쳐 지나간다. 망상활성계는 그 스쳐 지나가는 정보 중 내 관심 영역을 걸러 눈에 띄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명품 가방을 사려고 하면 그 가방을 들고 있는 사람이 정말 많다고 생각이 들 만큼 많이 눈에 띈다. 그러다 관심이 사라지면 망상활성계가 더 이상 보여주지 않고 스쳐 지나가게 된다.
저자의 이론은 이랬다. 우리는 5%의 의식이 아니라 95%의 무의식에 의해서 삶이 결정된다. 무의식에게 성공한 우리의 삶을 말해주고 보여주면 마인드가 바뀌게 된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쉬운, 상상만 하면 되는 일을 대부분의 사람이 해내지 못하는 걸까? 우선 첫째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인드 셋에 관심이 없다. 마인드를 바꾸는 일보다 게임이나 쇼핑, SNS 등 사소한데 사람들은 관심을 둔다. 무의식을 바꾸는 것에는 관심이 없으니 검색도 노력도 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것의 증명을 검색 키워드 빈도로 보여줬다. 두 번째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의식 때문이다. 의식은 생각의 5%를 차지하지만 강력하게 직접적으로 성공한 나를 상상하고 그리는 것을 방해한다. 이건 의심 많은 내가 잘 안다. 2년이 넘도록 아침마다 말하고 있는 동일한 확언을 진짜 믿어서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성공한 사람들이 그렇게들 한다고 하니까, 그냥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왜냐면 그것은 현재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식은 쉬지 않고 현실의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의 뇌를 만드는 일은 어렵다. 성공한 내 모습을 무의식에 각인시킬 수만 있다면 망상활성계는 내가 가장 관심 있는 성공한 내가 되는 길을 보여준다. 성공한 사람의 뇌는 성공한 사람처럼 행동하게 만든다. 실행과 노력은 따라온다는 소리다.
이제 셀프 퇴장만 하지 않는다면 된다. 목표가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성공한다. 남들이 원한다고 파이어족을 원하고 내 꿈이 아닌 있어 보이는 목표를 따라 해서는 내 열망을 이끌어낼 수 없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 볼게 있다. 바로 시간이다. 시간의 설정은 그냥 내가 찍은 좌표다. 따라서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설정보다 빨리 이룰 수도 있지만 배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포기만 안 하면 된다.
내가 하와이 대저택의 마인드 셋 이야기를 처음 접하고 믿지 못했던 이유는 두 가지가 때문이다. 첫째는 그의 성공마인드 셋이라는 개념 자체를 믿지 않는 게 "의식"이 하는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소리를 듣고 의식은 당연히 사실이 아니라고... 불안하게 안 하던 짓을 하지 말라고 말한다. 둘째는 앞의 이런 이유를 알지 못하고 마인드를 바꾸는 방법만 블로그에 봤기 때문이었다. 마인드를 바꾸는 방법은 이렇다.
1. 목표를 소리 내 하루에 100번씩 말하기
2. 손으로 하루 100번씩 100일간 쓰기
3. 상상으로 시각화하기
4. 감사하기
5. 노트에 목표를 적고 취침 전후로 읽어보기
6. 1000번씩 90일간 말하기
7. 선불 감사하기
8. 셀프 하이파이브
9. 작은 끌어당김 경험하기
10. 아침 이불 정리하기
하나씩 알아보면 1번과 2번은 말 그대로 하루 100번씩 말하고 100일간 하나로 만든 목표의 문장을 100번 쓰는 작업이다. 5번은 한 문장으로 만든 목표 외에도 여러 개의 이루고 싶은 목표를 '키 마스터 노트'라고 불리는 하나의 노트에 적어놓고 의식이 가장 희미하고 무의식이 가장 선명한 잠자기 전과 기상 직후 소리 내 읽는 방법이다. 6번은 1000이라는 숫자가 잘못 쓴 줄 알겠지만 1000이 맞다. 하루에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저 작업을 90일간 해보길 권한다. 선불 감사는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진짜 최고의 하루였어!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방법이다. 8번 셀프 하이파이브도 예상할 수 있겠지만 아침에 거울을 보며 나와 하이파이브. 9번 작은 끌어당김 경험은 좋은 주차 자리를 바라고 끌어당겨서 실제 끌어당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방법을 말한다. 마지막인 10, 이불 정리는 작은 성공을 습관처럼 해내는 성공의 자동화를 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른 설득 없이 마인드를 바꾸는 방법만 봤다면 어떤 생각이 들것 같은가? 우선 어쩐지 대부분이 실행한 적은 없지만 알던 이야기다. 그리고 너무 시간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시각화하는 상상하기는 해보기는 하지만 맞는지도 모른 채 막막하다. 여기에 책이 꼭 필요하다. 긴 서사의 설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걸 한꺼번에 시작부터 매일 모두 하는 것은 아니었다. 시작은 100일간 100번 쓰기로 권하고 있지만 우선 뭐라도 해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경우 2번과 6번은 이제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가 해왔던 무의식에 성공 프로그램을 까는 방법 중 효과 좋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성공의 시각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휴대폰에 폴더를 만들어 모바일 비전보드를 만들고 시간이 날 때마다 보며 상상하라고 한다. 휴대전화의 배경화면에 수도 없이 말해볼 하게 될 목표가 적혀있다면 마인드 셋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마인드만 갖고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노력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마인드 셋이 되고 나면 노력은 당연한 문제다. 노력하고 나아가다 보면 문제를 만난다. 문제가 내 앞길을 막는 게 아니다. 문제는 원래 거기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만나게 될 일이다. 우리는 그냥 목표를 위해 한발 더 나아갈 뿐이다. 때로 너무 힘들 때를 만나게 되면 저자는 이렇게 생각하라고 권한다.
"얼마나 큰 보상이 기다리고 있기에 지금 내가 이렇게 힘든가!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 성공은 원래 이런 거다. 지난번에도 하니까 결국 되던데. 이번에도 그냥 하자!"
여기까지 읽고 위에 마인드 셋 방법이 아직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 이것은 내 글의 문제다. 이제 방법은 책을 읽어보는 수밖에 없다. 나는 대충 날리면서 읽다가 망상활성계를 만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하루 만에 모두 읽었다. 그리고 맨 뒤 페이지에서 성공을 위한 행동을 시작하게 만드는 이미 만났던 그 말을 다시 만났다.
당신은 성공한다.
당신이 그렇게 믿었기 때문에!
너무 쉽게 감동받는다고 비웃어도 어쩔 수 없다. 마음이 움직였다. 이 책을 보면서 저자가 설명하는 작은 일상의 팁까지 꺼내 나와의 공통점과 다른 점을 구분해 봤다. 저자가 말하는 대로 목표를 설정해 봤다. 이 부분이 가장 고민이 되었다. 진짜 그 목표에 나의 설렘이 있는지 느껴보려고 노력했다. 생각보다 우리는 타인에 관심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까짓 거 공개한다.
"나는 2033년에 10권의 책을 낸 인세 100억 받은 작가가 되었다."
목표가 구체적이면서 허황되기가 말도 안 되는 게 아주 잘 잡은것 같다. 우선 100번 써보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어제 급하게 만들어본 키 마스터 노트를 보며 목표를 읽었다. 독서 직후 휴대폰 갤러리에는 비전보드라는 폴더를 만들고 살고 싶은 집과 100억 수표 사진을 담아 놨었다. 사진들을 한번 보며 테라스하우스에서 딸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상상을 했다. 화장실에서 익숙하지만 아는 척도 안 했던 그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이불 정리 대신 책상 정리를 하고 출근했다. 시작은 했고 퇴장만 안 하면 된다.
목표 100번 쓰기는... 50분쯤 걸렸다.